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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포스트시즌(PS) 일정이 단축됐다. 준PO와 PO는 단판승부, 챔피언결정전은 3전2승제다. 경기수가 줄어든 건 변수다. 신 감독은 “단기전에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누구나 불안하다”면서 “우리가 상대보다 더 많이 긴장했고, 범실이 너무 많았다”며 패인을 짚었다.
실제로 우리카드는 준PO에서 범실 31개를 기록했다. 한국전력의 15개와 크게 대비된다. 리시브효율도 38.89%에 그쳐 43.75%의 한국전력보다 불안했다. 정규리그에선 최소 범실로 안정감 있는 경기력을 자랑했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아쉬움도 남았다. 알렉스는 6라운드에서 부상으로 팀을 떠났고, 대신 레오를 영입했지만 단 2경기 출전에 그쳤다. 신 감독은 “생각지도 않은 범실로 레오의 가치를 살리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 롤러코스터를 탔다. 코보컵에서 정상에 오르며 개막을 앞두고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했다. 신 감독이 걱정했던 일이 벌어졌다. 바로 자만심이다. 그는 “선수들의 생각이 딴 데 가 있는 것 같았다. 자만도 했던 것 같다”라며 “1, 2라운드 때 선수들에게 ‘시즌을 포기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자’고까지 했다”며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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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3라운드부터 살아났다. 선수 간 소통이 잘 됐고, 조직력이 살아났다. 8연승을 거두며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여전히 기복이 심했다. 신 감독은 “기술적으로 아직 덜 영글었다는 증거다. 마음으로 하나가 되고, 책임감이 더 강해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을 통해 저력을 보여줬다. 4시즌 연속 PS에 진출하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는 건 나름의 성과다.
2013~2014시즌부터 V리그에 참가한 우리카드는 봄 배구는커녕 2014~2015시즌, 2015~2016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신 감독이 2018~2019시즌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첫 시즌 리그 3위에 올라 처음으로 PS에 진출했다. 코로나19로 시즌이 중단된 2019~2020시즌엔 1위였다. 지난 시즌엔 창단 첫 챔프전 무대도 밟았다. 만년 하위권이던 우리카드는 이제 상위권에 자리매김했다.
신 감독의 시선은 이미 다음 시즌으로 향했다. 그는 “시즌이 끝났지만 감독은 할 일이 많다.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야한다”면서 “국내 선수들을 보강해야 되고, 외국인 트라이아웃에 대비한 준비도 해야 한다. 다시 시작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