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OPS ‘사상최저’ 0.623, 역대급 투고타저 시대가 오나? [베이스볼 브레이크]

입력 2022-04-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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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야구에서 장타율과 출루율을 더한 OPS는 공격의 생산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최근 들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타율도 중요하지만, 탁월한 선구안과 장타력으로 득점 생산력을 높이는 타자들이 각광받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리그 OPS는 ‘타고투저’ 또는 ‘투고타저’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로 유용하다.

11일까지 올 시즌 KBO리그의 OPS는 0.623이다. 표본은 작지만, 프로야구 출범 원년인 1982년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10월 KBO가 “스트라이크(S)존 판정 평가기준을 개선한다”고 발표하면서 타고투저의 흐름이 옅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긴 했지만, 총 4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나타난 수치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변화의 폭이 컸다. 당장 지난해 리그 평균 OPS(0.729)와 비교해도 0.106이나 하락했다.

지난해까지 리그 OPS가 가장 낮았던 시즌은 1993년(0.668)이었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무려 18명이 2점대 평균자책점(ERA)을 기록한 시즌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10개 구단이 모두 외국인타자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저 OPS를 찍고 있다. 기본 공격지표를 살펴봐도 리그 타율(0.231)과 안타(615개), 홈런(40개), 득점(298개) 모두 저조하다. 경기당 1홈런, 7.45득점도 지난해의 1.61홈런, 9.58득점과 차이가 크다.

특히 지난해 0.346이던 출루율이 0.302로 대폭 하락한 점이 눈에 띈다. 삼진이 증가하고 볼넷이 줄어든 것과 연결된다. 올해 경기당 삼진(14.88개)은 지난해의 14.16개와 비교해 눈에 띄는 차이는 없지만, 볼넷은 지난해 8.18개에서 올해 6개로 크게 감소했다. 볼넷에 따른 출루의 감소는 OPS의 하락으로 직결됐다. 장타율 또한 지난해 0.383에서 올해 0.321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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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KBO가 S존을 규정대로 적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사실과도 연결된다. KBO는 2010시즌과 2017시즌을 앞두고도 S존의 확대를 공표한 바 있으나, 유의미한 기록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2010시즌의 리그 OPS는 0.757, 타율은 0.270이었고, 2017시즌의 OPS는 0.791, 타율은 0.286이었다. 특히 2017시즌의 경우 규정타석 3할 타자가 40명에 달했던 2016시즌(OPS 0.801·타율 0.290)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끊임없이 논란이 불거지자 심판들이 위축되면서 자연스럽게 S존 확대가 유야무야된 까닭이다.

올해는 스프링캠프 동안 베테랑 심판들이 현장을 돌고, 구단들이 적극적으로 대안을 마련하고자 움직인 덕분에 아직까지는 큰 파열음이 나오진 않고 있다. 그러나 극심한 투고타저 현상이 계속되면 재미가 반감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이와 관련해 허운 KBO 심판위원장은 11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2010년과 2017년의 사례도 분석해 S존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며 “지금은 투수들의 자신감이 커져 적극적으로 승부하고 있는데, 날씨가 풀리고 정면승부가 늘어나면 경기 내용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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