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학폭 가해자의 시선으로 던지는 화두

입력 2022-04-18 12:5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 | (주)마인드마크

학교 폭력 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또 하나의 문제작이 탄생했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학교 폭력 문제를 그린 영화 ‘니 부모의 얼굴이 보고 싶다’가 사회에 뜨거운 화두를 던진다.

출연자 오달수의 미투 논란, 투자배급사 이십세기폭스의 국내 사업 철수, 팬데믹까지, 우여곡절을 겪은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제작 ㈜더타워픽쳐스)가 촬영 종료 5년 만에 4월 27일 극장에 걸린다.

학교 폭력을 견디지 못한 한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자 가해자로 지목된 네 명의 아이들의 부모가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012년 1월 제5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에서 첫 상영돼 관객들에게 충격을 넘어선 공분을 일으켰던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다. 일본 후쿠호카 현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원작 연극은 국내에도 무대에 올라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연출을 맡은 김지훈 감독은 반복돼는 사회적 문제인 학교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반증하는 것은 물론 가해자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들의 잘못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해 영화화를 결정했다.

배우 천우희. 사진제공 | (주)마인드마크


18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김 감독은 “부모에서 학부모가 되면서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폭력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런데 10여 년 전 이 원작 희곡을 접한 후 ‘우리 아이가 가해자가 되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아이들의 세상은 무조건 행복해야 하고 온전히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하는데 아이들의 세상에 폭력이 존재 한다는 게 가슴이 아팠다. 그 화두가 저에겐 그 파장이었다. 여전히 학교폭력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 영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만큼은 진짜로 담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했다. 불편한 소재, 마음 아픈 장면들이 담길 수밖에 없었던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 자극적 표현을 하는 것에 매몰되지 않고 진심을 눌러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김 감독은 영화가 개봉이 밀리는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오히려 학교 폭력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심해진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사실 학교 폭력을 다룬 좋은 영화들은 많이 있었다. 그 작품들이 피해자의 아픔에 대해 소통했다면 이 작품은 가해자의 시선을 다룬다. 피해자의 고통을 체험하는 것도 힘들지만 가해자의 시선으로 포커스를 맞춰 연출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돌이켰다.

배우 설경구. 사진제공 | (주)마인드마크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뻔뻔한 방법을 동원하는 구치소 접견 전문 변호사 역의 설경구는 배우 이전에 아이의 아버지로서 이번 연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연기를 할 때는 극중 나의 아이를 끝까지 믿고 싶은 마음으로 임했다. 하지만 진짜 이런 일이 나에게 벌어진다면 어떨까 고민을 하게 되더라. 솔직히 많은 갈등이 있을 것 같다. 잘 모르겠다. 참 어려운 문제 인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이야기는 늘 반복되고 있는 것 같다. 비슷한 사건들이 늘 반복되고 있지 않나. 그래서 이런 소재는 늘 이야기되고 개선되기 위해 토론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건을 은폐하려는 가해자 부모들의 압박을 견디며 진실을 밝혀내려고 애쓰는 기간제 교사 역의 천우희는 “선택에 놓여있는 인물”이라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교사이긴 하지만 기간제 교사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이 인물에게 적극적으로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권리를 주지 않는다. 앞장서서 무언가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캐릭터”라며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인물이 관객과 가장 가까이에 있다고 생각했다. 학교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고. 그리고 제3자가 있지 않나. 제3자인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그런 고민을 보여주는 캐릭터고 생각 한다”고 전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