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손석구 “추앙 요구? 동질감+구원 아닐까” (해방일지)

입력 2022-04-23 13: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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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손석구가 ‘추앙하는 사이’로 특별한 연기 호흡을 보여준다.

JTBC 토일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연출 김석윤, 극본 박해영)에서 자존감 바닥인 막내 염미정(김지원 분)이 자신 굴레를 벗기 위해 변화(해방)를 시작한다. 답답한 삶에서 해방되기 위해 미스터리한 남자 구씨(손석구 분)와 새로운 관계를 쌓아 간다. 자신을 추앙하라며 여느 작품 속 커플에서 보지 못한 ‘로맨스 주종 관계’를 희망한다.
이에 대해 각 캐릭터를 연기하는 김지원과 손석구는 제작진 신뢰를 언급했다. 손석구는 “무조건 같이 일하는 배우와 감독님을 보고 (작품을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김석윤 감독과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바 있는 김지원은 “감독님께서 제안을 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대본이 정말 좋았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한 기대도 언급하며, “너무 같이 연기해보고 싶었던 분들이었는데,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나의 해방일지’는 경기도 수원 어딘가를 배경으로 누군가는 공감하고 누군가는 물음표를 선사한다. 서울 주변인으로 사는 한 가족과 그 가족과 공생하는 구씨. 이들을 오롯이 연기하는 배우들 모습은 자존감 높은 이들에게 ‘아니 왜?’라는 알 수 없는 포인트를, 자존감 낮은 이들에게 ‘내 이야기네’라는 엇갈린 반응을 선사한다. 그중에서도 미스터리 외지인 구씨를 연기하는 손석구 연기는 염 씨 가족과 다른 포인트를 선사한다.
손석구는 “구씨는 (그간 연기했던 인물 중에) 저랑 제일 많이 달랐던 캐릭터인 것 같다”라며 “연기를 하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상처를 더 잘 받고, 어두운 캐릭터라고 느꼈다. 사실 비슷하지 않고, 저랑 아주 많이 다른 사람이다”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김지원은 “손석구 배우가 촬영에 들어가면 ‘구씨다!’ 생각이 들었다. 첫 촬영부터 그냥 구씨를 만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컷 하고 나면 다른 것 같다. 확실히 구씨보다 훨씬 밝고, 유머도 많고, 더 소년 같고 장난도 많이 치는 스타일”이라며 손석구 매력을 짚었다.

김지원은 섬세하고 감성 짙은 연기로 자존감 바닥인 여자를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염미정 감정 변화는 극의 주된 흐름. 자존감 낮은 여자가 자신 굴레를 벗는 과정이 이 작품 큰 핵심. 김지원은 “(회사에서의 염미정과 삼포에서의 염미정이) 그렇게 상반되지는 않는다. 준비된 사회성으로 사회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의를 잘 지키는 친구고, 모든 게 끝나고 혼자가 됐을 때는 본인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런 부분이 너무 극과 극으로 가지 않도록 감독님과 잘 조율하며 만들어 나갔다”라고 밝혔다. 이어 “진짜 미정이는 산포에 있을 때인 것 같고, 조금 더 진짜 미정이는 구씨와 함께 있을 때인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지원은 “미정이는 사실 사랑에 용기있고 솔직한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고민도 많이 하고, 따지기도 하는 인물이었는데, 구씨라는 사람을 만나면서 (사랑을 대하는) 미정이의 방식에 변화가 생긴다. 좀 더 진솔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 같다”라고 전하며 앞으로 그려질 염미정과 구씨 관계에 궁금증을 더했다. 손석구는 ‘염미정과 구씨의 관계 발전’을 관전 포인트로 꼽으며 “미정이라는 캐릭터가 자꾸 (구씨)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그런데 깨지지 않는 부분이 있어 아주 조금씩 열린다. 그런 게 굉장히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김지원은 “두 사람이 각자의 문제나 굴레에서 벗어나 앞으로 점점 나아가면서, 서로 가까워졌다가 때로는 멀어졌다가 하는 관계 변화를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2회 엔딩에서 염미정은 구씨에게 “날 추앙해요”라고 고백했다. 이들의 관계에 전환점을 가져온 결정적인 한 마디다. ‘추앙’에 목말라 하는 이들에게 박수 칠 명장면. 반대로 자신을 속박해놓고 누군가에게 ’추앙’을 요구하는 장면에 대한 반감도 동시에 안긴다. 이 시대 어딘가 있을 자존감 낮은 여자 염미정은 왜 별거 없어 보이는 구씨를 택했을까. 김지원은 “동질감 같은 게 아니었을까 생각했다”라며 “미정이는 사람들과 쉽게 섞이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는 사람인데, 그래도 거기에 발을 담그고 있다. 구씨는 거기에서 아예 발을 다 빼고 홀로 있기를 선택한 사람이긴 하지만, (미정이가) ‘나와 닮은 사람이다’라고 느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석구는 “두 사람의 제일 큰 공통점이 ‘사람에 대한 피곤함’이라고 생각한다. 구원하려고 먼저 손을 뻗는 사람이 가장 많이 구원받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의 관계가) 그런 것일 수도 있고, 확실한 건 (염미정과 구씨가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꼈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나의 해방일지’는 어떤 이들에게 ‘내 이야기네’라는 공감을 선사한다. 그들에게 명대사가 충만한 작품이다. 배우들도 복합적인 감정을 연기하다 보니 그 안에서 자신이 위로받거나 공감했던 대사를 찾아낸다. 손석구는 ‘술을 마시다 보면 시간이 잘 간다’, ‘나는 이제 행복의 사이즈를 줄여서 다가올 불행을 막으려고 하는 것 같다’는 대사를 언급하며 “나도 요즘 공감하는 이야기다”라고 했다. 김지원은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구씨에 대해 “구씨가 말이 없다. 만나면 내가 주로 말을 많이 하는 편이고, 반응을 계속 이끌어 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손석구는 “서울에서 두 시간 차를 타고 연천에 가서 촬영하는데, 가끔은 좀 허무했다. 어떨 때는 한마디도 안 하고 집에 온다. 나중에는 많이 한다”라며 웃음을 더했다.

‘추앙’에 꽂힌 드라마 ‘해방일지’는 염 씨 가족과 별거 없는데 시선을 사로잡는 구씨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걸까. ‘우리는 왜 그렇게 살았을까’를 말하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어딘가 있을 자존감 낮은 염 씨 가족에게 희망을 던지고 싶었던 걸까. 물음표가 여전한 해방일지, 아니 추앙일지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그려간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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