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서 배우고, 1군서 실패하라” 롯데 서튼 감독, 신인 조세진에게 전하는 야구철학

입력 2022-04-26 15: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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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조세진. 스포츠동아DB

“경쟁할 준비가 돼 있는 선수다.”

1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이후 5일간 출전 기록이 없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대타와 대수비는 각각 3차례 기용됐지만, 조세진(19)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당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거나 부상 등의 이유가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 부진해서도 아니었다. 출전 시간 배분에 따른 결과였다.

당시는 경쟁자의 차례였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조세진은 고승민과 우익수 자리를 다툰다. 약 2·3경기씩 번갈아 출전시켜 보는 단계”라며 “타석에서 자신감을 보이는지, 상대 투수에 따라 어떻게 대처하는지 봐야 한다. 꾸준히 보여준다면 우익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단의 기대는 크다. 조세진은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 롯데 1군 스프링캠프에 처음부터 합류한 신인은 그가 유일했다. 롯데 신인 야수가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든 것은 2019년 고승민 이후 3년만이었다.

기대가 큰 반면, 개막 엔트리 포함 여부를 놓고는 신중하게 접근했다. 조세진이 퓨처스(2군)팀에서 경험을 쌓은 뒤 1군 무대에서 뛰게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섣불리 1군에서 뛰게 했다가 좌절감을 먼저 느낄 수도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비교적 성공 경험을 자주 쌓을 수 있는 퓨처스리그에서 자신감을 얻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조세진이 이겨냈다. 경쟁력까지 보였다. 프로 데뷔전이던 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첫 안타를 때렸고, 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선 2022년 전체 신인들 중 첫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22~24일 대구 삼성과 3연전 중 2경기에 선발출장해 안타 1개씩 기록했다. 출전 시간을 나눠 뛰는데도 감각을 유지한 결과다.

롯데 서튼 감독. 스포츠동아DB


서튼 감독은 “조세진은 지금 경쟁할 준비가 돼 있다. 어린 선수여도 높은 수준에서 경쟁이 가능하다면, 1군에서 배우고, 1군에서 실패도 해보는 게 낫다. 1군의 진도도 꾸준히 따라간다”고 평가했다. 이어 “선수는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못 얻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다른 선수들과 견줘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지금 중요한 것은 어떤 결과를 내느냐가 아니다. 결과를 떠나 계획을 실천하고 있느냐다”고 덧붙였다.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는 미래지만, 이제 갓 첫발을 디딘 신인이다. 서튼 감독은 주위의 기다림과 도움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조세진은 아직 어린 선수다. 풀타임 시즌을 치러본 적이 없다. 기복이 생기면 어떻게 극복하는지 배워야 하고, 짐을 느낄 때면 내가 내려주기도 해야 한다. 가끔은 하루 이틀 휴식을 주면서 자신감을 다시 쌓을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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