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 나와 긴장했는데” KIA 박동원, 반전 일으킨 ‘공격형’ 안방마님

입력 2022-04-27 15:5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잠을 제대로 못 잤다.”

KIA 타이거즈 박동원은 26일 수원 KT 위즈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선발명단에도 바로 포함됐다. 선발포수로 나선 것은 4일 만이었다. 키움 히어로즈에선 포수 출전 비중은 적었지만 마스트를 쓴 게 오래되진 않았다. 그러나 이적 후 첫 경기인 만큼 긴장했다. 더욱이 첫날 배터리를 이룬 선발투수는 승운 없던 에이스 양현종이었다. 신경이 더 쓰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김종국 KIA 감독은 “하루라도 빨리 부딪쳐보면 좋겠다. 설령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빠른 편이 낫지 않을까. 앞으로 2주 정도는 시행착오도 겪어가며 잘 적응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바랐다.

긴장한 탓에 경기 초반부터 실수가 나왔다. 0-1로 뒤진 1회말 2사 1·3루서 도루를 저지하려다 송구 실책을 범했다. 양현종은 1회말에만 투구수 42개를 던졌고, 3실점(2자책점)을 떠안았다. 박동원도 기분 좋은 출발일 수 없었다.

하지만 이후 양현종과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양현종, 박동원 배터리는 투구수 57개로 5.2이닝을 막았다. 이날 스트라이크 비율만 71.7%에 달했다. 김 감독은 “양현종과 호흡을 처음 맞췄는데도 공격적으로 리드해줘서 좋았다”고 칭찬했다. 양현종은 “(1회 이후) 동원이와 볼배합을 공격적으로 가져갔던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박동원은 양현종의 시즌 첫 승 요건을 충족하는 데 공수 양면에서 앞장섰다. 8-4로 앞서던 9회초 2사 3루선 2점홈런을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BO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트레이드로 이적 후 첫 경기에서 홈런을 친 선수는 박동원이 4번째다. 프리에이전트(FA)로 이적한 사례를 포함하면 6번째다. 그만큼 드문 일이다.

박동원은 이날 반전을 이뤄냈다. 스포츠투아이가 제공하는 승리확률 그래프에 따르면, 이날 1회말에는 승리확률이 23.3%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양현종, 박동원 배터리가 버티는 동안 그래프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9회초 박동원의 홈런으로 97.2%에서 99.5%로 승리확률이 더 높게 뛰었다. 초반부터 패색이 짙었는데도 끝까지 버티며 만든 결과다.

박동원에겐 잊을 수 없는 하루다. 그는 “1군 엔트리 합류 전날에 긴장도 되면서 설레기도 했다.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유니폼을 바꿔 입고 처음 나선 경기였는데, 초반 내 실책이 나오면서 경기가 어렵게 풀리는 듯해 긴장이 더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동료들이 힘을 내주니까 나도 마음의 부담을 덜게 됐다. 그 덕분인지 마지막 타석에선 내 스윙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수원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