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강수연, 세계적 각광 받는 한국 배우의 시초”

입력 2022-05-1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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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영화인장 장례위원장과 양익준 감독이 9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고인을 잃은 슬픔을 나누고 있다. 배우 이병헌, 유해진(맨 왼쪽부터)도 빈소에 방문해 조문하고 있다. 사진제공|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故 배우 강수연, 끊이지 않는 추모 열기

외신들 “80∼90년대 최고 스타”
베니스 첫 여우주연 등 재조명
빈소에도 이병헌 등 추모 발길
‘여인천하’ 단역연기자 누리꾼
“격려금 줬었다” 글 남겨 뭉클
7일 오후 갑작스럽게 56년의 짧은 생을 마감한 배우 고 강수연을 향한 추모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8일 조문이 시작된 고인의 빈소에는 밤늦게까지 영화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온라인에서도 고인을 그리워하는 누리꾼들의 애도가 쏟아지는 가운데 외신들도 한국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배우를 재조명했다.


●“세계적 각광 한국배우의 시초”

외신들은 “1980∼90년대 최고의 무비 스타가 세상을 떠났다”며 고 강수연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특히 고인이 1987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동아시아 여배우 최초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사실을 강조하며 그가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한국 콘텐츠와 배우들의 시초”였다고 언급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고인의 주연작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와 ‘처녀들의 저녁식사’ 등을 언급하며 “1990년대 페미니즘 영화를 통해 당대 한국사회에서 변화하는 여성의 모습을 대변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를 유작으로 남긴 데 대해서도 주목했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고인이 갑작스레 세상과 이별한 것을 “비극적인 일”이라고 표현하며 “고인은 ‘정이’로 컴백을 앞두고 있었다.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다루는 영화에서 전설의 용병인 로봇의 복제품을 만드는 과학자로 등장할 예정”이라고 자세히 설명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스트리밍 플랫폼 데뷔를 앞두고 눈을 감았다”며 안타까워했다.


●배우들의 추모 발길 이어져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는 9일에도 영화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8일 오전 조문을 왔던 임권택 감독은 9일 이른 오전에도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고, 배우 예지원은 이틀 연속 빈소에서 눈물을 쏟았다. 착잡한 표정으로 빈소에 들어선 배우 김보성은 “고인은 한국영화를 발전시킨 최고의 배우이다. 떠나셨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며 울컥했다.

전날 빈소를 찾은 봉준호 감독에 이어 윤제균·류승완 등 감독들과 이병헌·이선균·장혜진·고수·김윤진·김석훈·문소리·김의성·한예리·송윤아·양동근·양익준·정유미·유해진·심은경·김민종 등 후배 배우들도 유족과 슬픔을 나눴다.

생전 고인과 절친하게 지내온 윤영미 전 SBS 아나운서는 고인과 관련한 미담을 SNS로 전해 누리꾼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고인이 장마 피해를 입은 단골 식당에 수리비 600만 원을 전했다고 돌이켰다.

2001년 고인의 주연작인 SBS ‘여인천하’의 단역 연기자였다는 한 누리꾼은 가마꾼으로 드라마에 출연한 동료들에게 그가 직접 수고비를 건넸다는 글을 남겨 먹먹한 감동을 전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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