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론은 18일 오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주행 중인 차량이 눈에 띄게 흔들린다”는 119 신고 전화가 다수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운전자 김새론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현장 조사 결과 김새론이 운전한 차량은 가드레일과 가로수, 변압기 등을 여러 차례 들이받은 상태였다.
경찰은 김새론에게 음주 측정을 권했다. 이미 음주 감지기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기 때문. 하지만 김새론은 경찰이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자, 이를 거부하고 채혈 검사하겠다고 요구했다. 경찰은 “채혈 결과를 보고 혐의를 확정 지을 예정이다. 결과는 1~2주 뒤에 나온다”고 말했다.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 역시 동아닷컴에 “김새론이 정확한 검사를 위해 채혈 검사를 요구했다. 검사 후 보호자 동행하에 다른 조사 없이 귀가 조치됐다”며 “채혈 검사 결과는 2주 후 나올 예정이다. 김새론은 추후 경찰 조사 요청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사과 등 별다른 추가 입장은 이날 없었다. 이에 김새론과 골드메달리스트를 향한 공분이 일었다. 김새론은 단순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것이 아니기 때문. 김새론이 운전한 차량이 청담동 인근 도로 변압기를 파손하면서 주변 상점 등에는 카드 결제 불능 등 여러 불편을 겪었다. 명백히 공공기물 손괴에 해당한다. 또한 도주 등에서도 말이 나오는 상태다. 뺑소니 가능성으로 치부될 수 있는 상황. 그런데도 소속사는 물의 일으킨 것에 대한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이후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김새론을 향한 공분을 커질 대로 커졌다. 그러자 골드메달리스트는 이제야 사태 파악을 한 것인지 뒤늦게 정리된 입장을 다시 내놨다. 사건이 일어난 지 꼬박 하루가 지나서다.
골드메달리스트는 19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먼저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에 시간이 걸려 공식 입장이 늦어진 점에 대해 사과한다. 소속 배우 김새론의 음주운전으로 발생한 사고로 인해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 김새론은 자신의 잘못을 깊게 반성하고 있다. 또한 김새론은 자신으로 인해 피해와 불편함을 겪은 많은 분들과 파손된 공공시설 복구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피해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골드메달리스트는 “김새론은 18일 채혈 검사 후 귀가 조치됐으며, 이후 경찰 조사에도 성실하게 임할 예정이다. 당사 역시 이런 사건이 발생한 점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다. 이 일로 불편을 겪으신 모든 분에게 다시 한번 사과한다. 앞으로 소통하며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당사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아티스트 관리에 신중을 기하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뒤늦게 음주운전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우선 김새론이 출연하는 작품 거취다. 일단 이제 막 제작에 들어간 SBS 새 드라마 ‘트롤리’(극본 류보리 연출 김문교)는 김새론 하차를 공식화했다. 제작사 스튜디오S는 19일 동아닷컴에 “김새론 측이 사과와 함께 하차 의사를 밝혀와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다만, 대체 배우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제작이 시작된 만큼 빠르게 대체 배우를 찾아 촬영에 투입할 예정이다.
반대로 김새론이 꽤 많은 분량을 촬영하거나 이미 촬영을 마친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냥개들’과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은 그야말로 비상이다. 김새론을 통편집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대체 배우를 찾아 다시 촬영할 수도 없다. 김새론이라는 리스크를 끌어안고 작품 일정을 진행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은 없다. 그렇다고 적절한 피해 보상을 받기란 쉽지 않다. 어디까지 피해인지 산정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사과하고 사과받고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피해 보상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김새론 음주운전 행위는 모두에게 민폐다. 풀어야 할 숙제는 산더미다. 경찰 조사까지 남았다. 음주운전 당사자인 김새론은 이 모든 상황을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소속사도 마찬가지다. 애초 ‘트롤리’ 제작이 시작된 상황에서 배우가 차를 몰고 나가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을 하게 된 환경과 분위기를 조성한 것부터 관리 부재다. 소속사는 배우 개인의 자율성을 보장만큼 그에 따른 책임 의식을 분명히 인지시켜야 한다.
배우들도 ‘사생활 보장’만 외칠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사건·사고 방지에 노력해야 한다. 자유에는 늘 책임과 대가가 뒤따른다. 김새론이 대표적인 예다. 자유롭게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이라는 잘못된 행동은 많은 이가 피해를 입었다. ‘제2의 김새론’을 막기 위해서라도 배우든, 소속사든 자제력과 관리를 실천해야 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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