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선제실점, 다른 결과…울산과 전북의 차이는 극명하다

입력 2022-05-3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울산 홍명보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에서 선제골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먼저 득점한 팀은 성취감과 안도감을, 반대의 경우는 조급해진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경기 포인트를 설명할 때 “선제골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그러나 모두가 똑같진 않다. ‘하나원큐 K리그1 2022’에서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그렇다. 꾸준히 선두를 달려온 울산은 실점이 무섭지 않은 반면 전북은 정반대다.

28일 펼쳐진 15라운드에서 두 팀의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수원FC와 원정경기에서 울산은 활짝 웃었다. 전반 41분 수원FC 이승우에게 먼저 실점했음에도 후반 역전극을 일궜다. 후반 9분 바코가 동점골, 5분 뒤 아마노 준이 역전 결승골을 꽂았다.

올 시즌 정규리그 5번째 역전승이다. 이날까지 수원FC에 2차례, FC서울~대구FC~강원FC에 1차례씩 역전승을 거뒀다. 사실 사령탑으로선 달갑지 않다. 홍명보 울산 감독이 “먼저 실점하고 뒤집으며 승리한 것에 도취됐다”고 고민을 토로할 정도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따라잡는 뒷심은 틀림없는 자산이다. 14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도 0-2를 2-2로 바꿔놓았던 울산은 11승3무1패, 승점 36으로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이와 달리 ‘선제실점=패배’의 공식이 완전히 정착된 전북은 처참하다. 후반 15분과 32분 제주 유나이티드 주민규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안방에서 0-2로 무너졌다. 원정으로 치른 시즌 첫 맞대결과 똑같은 결과다. 비디오판독(VAR)으로 취소된 전반전 실점이 인정됐더라면 더욱 괴로울 뻔했다.

승점 25(7승4무4패)에 묶인 전북은 승점 26(7승5무3패)의 제주에 2위를 넘겨줬고, 울산과의 격차는 승점 11점까지 벌어졌다. 남은 경기가 많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흐름이라면 우승 트로피는 2005년 이후 17년을 기다려온 울산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뼈아픈 대목은 울산에 붙은 ‘역전의 명수’란 표현이 과거 전북의 닉네임이라는 사실이다. 최강희 감독 시절의 전북은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뚜렷한 컬러를 바탕으로 무적으로 군림했으나, 지금은 1골을 넣으면 지키기 바쁘고 먼저 실점하면 주저앉는다. 올 시즌 리그에서 전북은 홈 1승이 전부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어떻게든 이 위기를 헤쳐가겠다”고 했으나, 뼈를 깎는 개선이 없는 한 탈출구는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