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들을 수 없는 그 목소리 “전국∼노래자랑!”

입력 2022-06-0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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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세상을 떠난 송해. 일요일마다 “전국, 노래자랑!”을 외치던 그의 목소리가 생생하다. 사진제공|KBS

현역 최고령 MC 송해(1927∼2022) 하늘나라로…

1955년 데뷔해 쉬지 않고 67년간 활동
34년간 팔도 돌며 ‘전국노래자랑’ 진행
1000만 명 만나며 웃음주고, 눈물주고
후배들 “국보 도둑맞은 기분” 추모 열기
‘현역 최고령 MC’ 송해(송복희)가 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5세. 최근까지 푸근한 미소로 카메라 앞에 섰던 터라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방송가 안팎은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상벽, 이상용, 전유성 등 그를 아버지처럼 따랐던 후배들은 물론 34년간 KBS 1TV ‘전국 노래자랑’을 함께 한 시청자들도 잇달아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경찰과 방송가에 따르면 송해는 이날 오전 8시쯤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자택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유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1927년생인 송해는 1955년 창공악극단을 통해 연예계에 데뷔한 이후 67년간 쉬지 않고 활동했다. 1988년 5월부터 ‘전국 노래자랑’을 진행하며 전국 팔도에서 1000만 명에 달하는 시청자들과 만났다. 매주 일요일 낮 “전국, 노래자랑!”을 외치며 ‘일요일의 남자’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덕분에 4월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 부문’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워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송해는 평소 건강 등 철저한 자기 관리로 유명하다. 버스와 지하철, 걷기 등 대중교통만 이용하며 건강관리에 힘써왔다. 하지만 고령으로 최근 “체력에 자신이 없다”며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뜻을 밝혔다. 올해 들어 1월과 지난달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했고,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KBS 사옥에서 열린 기네스 등재 인증서 전달식에서도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한 방송 관계자는 “주변의 부축을 받기는 했으나 우렁찬 목소리로 소감을 말할 만큼 기운찼다”며 안타까워했다.

최근까지 송해와 프로그램 관련 논의를 해온 ‘전국 노래자랑’ 제작진은 추모 특집을 기획 중이다. 방송가 후배들도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방송인 이상용은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살아있는 국보를 도둑맞은 기분이 든다”며 “마이크를 끝까지 놓지 않은 정신을 따를 것”이라고 슬퍼했다. 전유성도 “코미디계의 전설인 송해 선배가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 내가 진정으로 코미디언이 된 것 같았다”며 “평생 코미디 부흥에 앞장선 진정한 ‘코미디 1세대’”라고 그리움을 드러냈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일 오전 5시, 장지는 대구 달성군 옥포리 송해공원이다. 장례는 방송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진다. 코미디언 엄영수가 장례위원장을, 석현, 김학래, 최양락, 유재석, 강호동, 이수근, 김구라 등이 장례위원을 맡는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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