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감독도, 주장도 한 목소리 “빨라야 살아 남는다”

입력 2022-07-06 15: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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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VNL 공식 홈페이지 캡처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전 전패와 무승점’의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든 여자배구대표팀이 5일 귀국했다. 충격은 컸지만, 어쨌든 우리의 일정은 마무리됐다. 이제부터 철저한 반성과 함께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표팀 감독과 주장 모두 “빨라야 살아 남는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일종의 돌파구인 셈이다. 이번 VNL에서는 빠르고 다양한 공격 패턴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감독(스페인)과 주장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가 아쉬워한 부분이다.

곤살레스 감독은 ‘피지컬 강화’와 ‘스피드’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강한 공격을 하기 위한 몸을 만들고 모든 플레이를 조금 더 빠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선수 개개인의 신체 조건을 강하게 만들라는 주문이다. 아무리 전술이 뛰어나도 피지컬이 따라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아울러 스피드가 동반되지 않으면 위협적이지 못하다. 상대가 빠르면 우리는 더 빨라야 승산이 있다. 곤잘레스 감독은 “상대팀이 F1 자동차 레이싱처럼 빠른 속도로 플레이를 한다면 그에 맞춰 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표팀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물론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달라질 순 없다. 여자배구는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 이후 김연경(흥국생명) 등이 대표팀에서 은퇴하면서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따라서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을 시간이 필요하다. 곤살레스 감독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재능이 많고, 노력하는 선수들을 많이 발견했다. 경험이 약간 부족했는데, 그 부분을 보완하면 좋을 것”이라며 젊은 선수들을 격려했다.

박정아의 생각도 비슷했다. 그는 신체조건이 비슷한 아시아 국가들과 경기에서 실력발휘를 하지 못한 점을 되돌아봤다. 이번 VNL에서 중국(4위) 일본(5위) 태국(8위) 등은 파이널 라운드(8강)에 진출해 최하위 한국과 대비됐다. 박정아는 “일본이나 태국이 더 빠르게 배구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좀 더 노력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았다”며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력이 살아난 점은 긍정적이다. 그는 “어려운 상황이 있었지만 좋은 경험이 된 대회였다. 대회 초반에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선수들도 힘들었다. 그래도 마지막 3주차 때는 경험이 쌓여 좋은 모습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9월 폴란드-네덜란드 공동개최로 진행되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이달 말 다시 소집된다. 테스트 성격이 강했던 VNL과 달리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최정예 멤버가 나설 공산이 크다. VNL 부진으로 14위에서 19위까지 떨어진 세계랭킹을 끌어올려야 2024 파리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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