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구 걱정에 ‘방패’ 선물한 구단주, SSG 최정이 느낀 마음 [스토리 베이스볼]

입력 2022-07-13 15:4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SG 최정. 스포츠동아DB

“이제 저희가 보답해야죠.”

SSG 랜더스 최정(36)은 최근 ‘방패’를 선물 받았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54)이 그를 위해 준비했다. 영화 ‘어벤져스’의 주인공 ‘캡틴 아메리카’가 사용하는 방패다. 정 부회장은 8일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유독 데드볼이 많은 최정 선수의 안전을 기원하는 맘으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라고 적었다. 게시물 사진 속 방패에는 ‘한 손엔 배트, 다른 한 손엔 방패를’이라며 ‘부상 없이 무사히 리그를 마치기를 기원하며’라고 썼다.

최정은 개인통산 303사구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238타석에서 9개를 맞았다. 통산 300사구는 일본프로야구(NPB)는 물론 메이저리그(ML)에도 없는 기록이다. ML에선 휴이 제닝스(1891~1903년·287개), NPB에선 기요하라 가즈히로(1986~2008년·196개)가 최다 사구 기록을 갖고 있다. 최정의 기록과는 차이가 벌어진 지 오래다.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세계기록이다. 최정은 타격 시 홈플레이트에 바짝 붙어 치는 유형이다. KBO리그 현역 통산 최다 415홈런 대기록을 작성했지만, 매 타석 사구로 인한 부상과 두려움을 감수해왔다. 올 시즌 초반에도 4월 1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사구에 손등을 맞고 이튿날 결장했다. 정 부회장은 최정이 시즌을 탈 없이 마치길 바랐다. 그래서 보호의 의미를 담아 방패를 선물한 것이다.

최정은 그 마음을 헤아렸다. 더불어 평소 정 부회장이 ‘용진이 형’이라는 별칭처럼, 야구장을 방문한 날 친근하게 격려해준 순간들도 잊지 않았다. 최정은 “구단주님께서 야구를 정말 사랑하신다. 선수들에게도 엄청 노력하시고, 야구장에도 거의 매일 오시는 것 같다. 매번 선수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러 라커룸에도 찾아와주신다.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 8일 인스타그램에 최정 선수의 안전을 기원한다며 응원의 글과 함께 올린 캡틴 아메리카 방패 사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올해 드림올스타 3루수로 뽑힌 최정은 방패로 재미난 장면을 팬 서비스하고 싶었다. 하지만 뜻밖(?)의 난관에 부딪혔다. 그는 “방패가 엄청 무겁더라(웃음). 직접 들어보니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 실제 영화에서 사용하는 방패가 아닐까 싶었다. 두 손으로 겨우 들 정도로 묵직하다. 실제 크기도 박스부터 정말 크다. (올스타전에 갖고 갈지) 생각도 해봤다. 아니면 멋지게 들고 인증샷도 찍으려 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최정을 비롯한 SSG 선수들은 정 부회장에게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최정은 “선수들도 느낀다. 다들 ‘이제 우리가 보답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 좋은 성적을 내서 제대로 보답해드리고 싶다. 이제는 선수들이 먼저 그렇게 생각할 정도다. 항상 많은 관심을 보내주셔서 늘 감사하다”고 말했다. SSG는 12일 인천 키움 히어로즈전 7-3 승리로 전반기 1위를 확정했다. 역대 KBO리그 개막 이후 최다경기 1위 기록도 계속된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