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선발’ 김태경이 키운 NC의 마지막 희망

입력 2022-08-16 14: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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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태경.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NC 다이노스 우완투수 김태경(21)은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지명을 받은 기대주다. 마산용마고 시절부터 다양한 구종을 자랑하며 에이스를 맡았고, 입단 첫해(2020시즌)부터 1군 무대를 밟으며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막판 2차례 선발등판에선 평균자책점(ERA) 1.23(7.1이닝 1자책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김태경은 선발 후보로 분류됐다. 팀의 6~7번째 선발투수로 언제든 빈자리를 채울 준비를 했다. 언제 기회가 찾아올지 몰라 조급할 법도 했지만, 퓨처스(2군)리그 9경기에 선발등판해 2승4패, ERA 2.70으로 안정감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해까지 1.40이던 삼진(76)/볼넷(54) 비율을 올해는 3.56(32삼진/9볼넷)까지 끌어올린 점이 눈에 띄었다. 강인권 NC 감독대행도 꾸준히 김태경을 선발 후보로 언급하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기다림 끝에 기회가 찾아왔다. 8월 들어 기존 외국인투수 웨스 파슨스의 웨이버 공시와 이재학의 불펜 전환, 구창모의 휴식 차원 엔트리 말소 등 변수가 발생했고, 김태경이 한 자리를 꿰찼다. 그 결과 2경기(10이닝)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2승을 따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3㎞였지만, 포크볼을 비롯해 슬라이더, 커브, 투심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을 앞세워 롯데 자이언츠(7일)와 LG 트윈스(14일)를 제압했다. 특히 롯데전 승리는 데뷔 첫 승이자 포스트시즌(PS) 진출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상대를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NC로선 김태경의 활약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새 외국인투수 맷 더모디와 구창모가 합류할 때까지는 드류 루친스키-신민혁-송명기-이재학-김태경으로 선발로테이션을 꾸려야 한다. 외국인투수와 국내 에이스가 빠진 선발진의 무게감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고, 상대 타자로서도 조금은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선발투수의 2승은 상당한 가치를 지닌다. 순위싸움이 한창인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NC는 전반기를 9위(32승2무49패)로 마쳤을 때만 해도 PS 진출은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후반기 승률 2위로 상승세를 보이며 가을야구 진출 희망도 되살렸다. 이 같은 NC의 후반기를 언급할 때 김태경은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3년 전 NC의 1차지명을 받고 벅찬 감동을 느꼈던 유망주는 어느새 팀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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