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고 싶은 이닝수, 그 안에 담긴 각오…롯데 김도규, 1년 새 이룬 마인드 성장

입력 2022-08-16 16: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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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도규. 스포츠동아DB

지난해 10개 구단 불펜투수들 중 60이닝을 넘긴 이는 17명이다. 8명에 불과했던 2020년보다 2배 가량 늘었으나, 팀당 2명이 채 되지 않았다. 2019년에도 17명이 전부였다. 이들 중에는 스윙맨도 일부 포함됐으나, 대부분 클로저와 셋업맨이었다. 주로 보직이 명확하고, 불펜에서 공헌도가 큰 투수들이었다.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에선 마무리투수 김원중과 셋업맨 구승민이 6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김도규(24·롯데)는 “어느 보직에서 뛰든 가능한 많은 경기에 등판해 많이 기여하고 싶다. 그래서 60이닝을 목표로 던져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36경기에서 35.1이닝을 던졌는데, 산술적으로는 48.1이닝을 던질 흐름이다. 1군에서 처음 뛴 지난해에는 43경기에서 42이닝을 소화했다. 목표 달성이 쉽지 않겠지만, 이닝 소화 페이스만큼 커진 팀 내 비중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등판 상황은 비교적 다양했다. 지고 있더라도 접전이면 등판했다. 적은 점수차로 앞서거나 선발투수가 이닝을 적게 채운 날에도 등판했다. 그러면서도 시즌 2승3패3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ERA) 1.78, 이닝당 출루허용(WHIP) 1.08로 준수하다. 김도규는 “지난해 믿고 기용해주신 덕에 쌓은 경험이 컸다”고 밝혔다. 포수 정보근은 “공이 더 좋아졌다”며 “변화구로도 볼카운트 싸움이 되니 투구 패턴도 다양하게 가져간다”고 말했다.

비중은 최근 들어 더 커졌다. 김원중이 없던 10~12일 키움 히어로즈와 고척 원정전에선 3연속경기 세이브를 올렸다. 이달 초에는 팔꿈치 통증을 앓기도 했으나, 아랑곳하지 않고 활약을 이어갔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우리가 필요로 한 활약”이라며 “김도규는 필승조와 마무리투수 역할을 모두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1군 선수가 된 지 불과 1년 만에 생긴 변화들이다. 앞으로 더 큰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결과만큼 신뢰가 쌓였다. KBO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불펜투수를 효율적으로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인 WPA(승리확률기여합산)는 1.07로 팀 내 불펜투수들 중 2위다. 올 시즌 마무리투수는 물론 필승조로 꾸준히 뛴 최준용(1.29·이상 15일 기준)의 뒤를 바로 잇는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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