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마음 편하게 먹는다” 베테랑 좌완 이준영의 1군 생존기

입력 2022-08-23 14: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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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준영. 스포츠동아DB

“오히려 마음은 편해졌어요.”


KIA 타이거즈 이준영(30)은 올 시즌을 앞두고 맡은 바 소임이 명확했다. KIA 불펜에서 매우 희소한 좌완인 그는 원 포인트 릴리프로 상대 왼손타자를 저격하는 역할을 맡았다. 전반기 38경기에서 1승8홀드, 평균자책점(ERA) 2.33을 기록하며 충실히 제 몫을 했다.


KIA의 필승조는 전상현~장현식~정해영으로 구성돼 있다. 우완 일색인 필승조지만, 모두 시속 145㎞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어 지난해부터 막강한 위력을 뽐내왔다. 그러나 이들이 올 시즌 후반기 들어 팔꿈치와 어깨 통증으로 차례차례 1군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순식간에 이준영의 비중이 커졌다.


이준영은 아웃카운트 단 한 개를 막는 ‘원 포인트’가 아니라 ‘한 이닝’을 막는 필승조로 올라섰다. 갑작스레 짐이 늘어 부담감을 느낄 법도 하지만, 그는 전반기에 묵묵히 자기 공을 던졌듯 후반기에도 제 페이스를 잃지 않고 5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KIA에 큰 힘을 보탰다.


이준영은 20일 수원 KT 위즈전에선 마무리투수로 나서 2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개인통산 2번째 세이브를 신고했다. 종전 세이브는 2021년 4월 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수확했다.


이준영은 “필승조 투수들이 이탈하게 되면서 내가 마운드에 올라갈 일이 많아질 것임을 자연스럽게 예상할 수 있었다. 그 전에는 언제 나갈지 몰라 생각이 많았는데, 지금은 차라리 ‘항상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더라”고 밝혔다.

KIA 이준영. 스포츠동아DB


꾸준하게 호성적을 내는 비결은 단연 제구력이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제구력이 좋지 않았다. 볼넷을 최대한 주지 않기 위해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트라이크를 넣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제구력도 조금씩 좋아졌다”고 말했다.


후반기를 앞두고 들은 서재응 KIA 1군 투수코치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 이준영은 “서재응 코치님이 팔 높이를 조금 낮춰보라고 조언해주셨는데, 그렇게 던지니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게 잡히고 좀더 앞에서 공을 던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5위 수성에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는 그는 팀 성적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이준영은 “우리가 5위를 해야 한다”며 “지금 중간투수들이 각자 맡은 바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부상자들까지 돌아오면, 더 좋은 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필승의지를 다졌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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