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오르는 가을 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입력 2022-08-26 09: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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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하늘목장의 하늘마루 전망대에 있는 풍력발전기. 목장의 명물 트랙터 마차를 타고 올라가면 이처럼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평창|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지금 떠나기 좋은 강원 산마루 여행

차 타고 ‘청옥산’ 정상 올라 풍광 만끽
노을 여행·별멍 차박 장소로도 큰 인기
대관령 목장 트랙터 마차 등 이색 체험
3년만의 ‘평창백일홍축제’도 필수코스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지독했던 올 여름 더위. 하지만 이곳에선 다른 나라 이야기였다고 한다. 선선함을 넘어 밤에는 이불을 제대로 덮어야 잘 수 있었단다. 대관령하늘목장에서 일하는 분의 이야기다.

대관령, 청옥산, 발왕산 등 해발 1000m를 넘는 강원 산마루들에는 저마다 여행객의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다. 도심과 산 아랫녘에는 여전히 여름 끝더위의 잔영이 진하게 남아 있지만, 이곳은 이미 초가을 색감이 시나브로 물들고 있다. 성수기를 피해 떠나는 늦캉스나 가을맞이 드라이브 투어를 생각한다면 강원 산마루 명소들을 여행 위시리스트 상단에 올릴 만하다.


●마음 후련해지는 초가을 고원 정취

강원도 산마루 명소들은 높이에 비해 접근성이 좋다. 평창 미탄면의 청옥산(1255.7m)이 대표적이다. 등산으로 올라가면 아득한 높이인데 정상까지 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다. 청옥산 정상 부근은 ‘육백마지기’로 불린다. 볍씨 600말을 뿌릴 수 있을 정도로 넓다고 붙인 이름이다. 실제로 축구장 여섯 개를 합친 정도의 크기다.

차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면 눈 아래로 펼쳐진 압도적인 풍광, 능선을 따라 줄지어 선 거대한 풍력 발전기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빛깔 좋은 노을과 쏟아질 듯 별로 가득 찬 밤하늘도 유명해 ‘차크닉’이나 ‘차박’ 장소로 인기다. 단, 안전과 자연 보호를 위해 취사는 절대 금지다.

강원도의 대표적인 고원 지대인 대관령에는 여러 목장들이 있다. 하늘목장은 그중 하나로 대관령 최고봉 선자령과 인접해 있다. 40년 동안 외부에 개방하지 않다가 2014년부터 일반인 출입을 허용했다. 이곳은 해발 1000m의 하늘마루 전망대에서 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목장 명물인 트랙터 마차를 타고 편하게 올라갈 수 있다. 5km 정도를 약 15분 정도 올라간다.

또 다른 재미는 가축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이다. 아이와 함께 한 가족여행이라면 넓은 초지를 뛰어 다니는 양과 소들을 가까이서 보고 건초먹이를 주는 체험이 꽤 재미있다.

발왕산은 해발 1458m로 국내에서 12번째로 높다. 정상까지 3.7km의 케이블카로 연결되어 역시 이동이 편하다. 용평리조트 승강장에서 타고 20여 분만 올라가면 된다. 정상에 최근 높이 24m의 전망대 스카이워크와 주목나무 숲을 가로지르는 데크 산책로가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1000m를 넘나드는 고지대라 기온 자체가 낮고 특히 바람이 무척 거세다. 바람막이 같은 옷이 필요하다. 날씨도 수시로 변해 가벼운 트레킹을 생각한다면 우비도 챙기는 게 좋다.

해발 1458m인 발왕산 정상에 있는 24m 높이의 전망대 스카이워크.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전망대로 시원한 바람과 360도 파노라마 풍경이 멋지다(위).9월6일부터 12일까지 평창읍 일원에서 열리는 평창백일홍축제 메인 행사장. 100일동안 붉게 핀다는 백일홍들이 벌써부터 꽃망울을 터트리며 피어 있다. 평창|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강변 물들이는 1000만 송이 백일홍

평창이 낳은 문인이라고 하면 소설가 이효석을 빼놓을 수 없다. 대표작 ‘메밀꽃 필무렵’의 무대인 봉평면에는 ‘효석 달빛언덕’이 있다. 이효석의 삶과 문학을 테마로 한 문학 관광지이다. 이곳에선 소설에 나오는 허생원의 동반자, 나귀의 거대한 조형물이 먼저 눈길을 끈다. 넓은 편은 아니지만 오밀조밀 꾸며져 가볍게 돌아보면서 가을 인생샷에 도전해 볼만 하다. 인근 이효석 문학관은 2002년에 문을 열었다. 이효석의 작품 일대기와 육필원고 유품 등을 볼 수 있다.

한편, 9월 6일부터 12일까지 평창읍 일원에서는 ‘평창백일홍축제’가 열린다. 100일 동안 붉게 핀다는 백일홍의 하늘하늘 바람에 흔들리는 자태가 일품이다. 코로나 때문에 3년 만에 손님을 맞는다. 행사 기간 평창강 일대는 1000만 송이에 달하는 백일홍이 만개해 장관을 이룰 예정이다.

아쉬운 것은 백일홍축제와 함께 평창을 대표하는 ‘평창효석문화제’가 올해 열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3일 개막할 예정이었으나 집중호우로 인해 정성들여 가꾸던 메밀꽃밭이 대거 유실되면서 안타깝게도 취소됐다.

평창|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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