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뜬 태양’ SSG 이태양 “돌아보니 야구를 혼자 하고 있더라”

입력 2022-08-28 15: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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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이태양. 사진제공 | SSG 랜더스

“저 지금 뭐가 문제인 것 같아요?”


SSG 랜더스 이태양(32)은 5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마음을 다잡는 데 집중했다. 4월 초 1군 엔트리에 든 뒤로는 단 한 번도 말소된 적이 없다가 지난달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3경기 동안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ERA) 15.58(8.2이닝 15자책점), 이닝당 출루허용(WHIP) 3.23으로 흔들렸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모습(18경기·6승2패1홀드·ERA 2.57·WHIP 1.08)과 다른 갑작스러운 부진이었다.


이태양은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거뜬히 해냈다. 전반기 QS 9회로 윌머 폰트(15회), 김광현(11회)을 잇는 팀 내 3위였다. 그래서 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0.1이닝 4실점(3자책점)을 남긴 뒤 강판된 모습은 더욱 낯설었다. SSG는 이튿날 그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지금까지도 정말 잘해왔지만, 최근 들어 쫓기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짚었다.


이태양은 자기객관화로 원인을 찾으려 했다. 그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시기가 오면 주위 동료들에게 ‘무엇이 문제인 것 같으냐’고 묻곤 한다”며 “(최)정이 형이 ‘3루에서 볼 때 좋을 때는 쉽게 던지면서 볼카운트도 유리하게 잡는데, 최근 들어 너무 어렵게 던지는 것 같아 보였다’고 말해줬다. (김)광현이 형도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 그래서 마음가짐을 다시 바꾸려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동료와 신뢰도 훨씬 두터워졌다. 이태양은 “나는 되도록 쉽게 승부해 타자들을 맞혀 잡는 유형이다. 그렇게 아웃카운트를 늘리고, 그렇게 결과를 내왔다. 그런데 최근 경기를 복기해보니 야구를 나 혼자 하고 있더라. 우리 팀이 또 수비를 굉장히 잘하는 팀인데…. 그런데도 쫓기다 보니 나 자신에게만 지나치게 집중했는데, 이제는 다시 함께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사라질 것만 같던 기회도 다시 찾아왔다. SSG는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폰트의 자리를 메워야 했다. 23일 다시 1군 엔트리에 든 이태양은 이튿날 인천 삼성전에서 투구수 74개로 5이닝 무4사구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김 감독은 “(이)태양이가 오랜만에 등판했는데도 잘 던져준 덕분에 이겼다”고 칭찬했다.


이태양은 “내게 또 다시 선발 기회가 올 줄 몰랐다. 나 자신에게 여러 의미가 담긴 경기였다”며 “팀은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내 투구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앞으로 힘들어질 것 같았다. 선발등판 기회를 다시 주신 데 감사해하고 있다. 팀도, 나도 잔여경기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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