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나비가 날갯짓을 시작했다, 성남이 다시 웃었다 [현장리포트]

입력 2022-08-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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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정경호 감독대행.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성남FC는 안팎으로 흔들리고 있다. 강등을 목전에 두고 ‘지지’가 절실한데, 외부에선 팀 해체부터 연고이전까지 온갖 ‘루머’가 난무한다. 최악의 환경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이별이라고 여긴 김남일 전 감독은 사퇴했다.

안타까우나 상황을 바꿀 수도,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다. 스스로 존재 가치, 존속 이유를 보여주는 것이 최우선이다. 나머지는 순리에 맡길 수밖에 없다. 28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23라운드 순연경기는 그래서 더 중요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사령탑의 빈 자리를 채운 정경호 감독대행은 짧은 시간이나마 ‘멘탈 회복’에 주력했다. 성적을 의식하고 압박을 받으면서 성남은 컬러를 잃었다. 꼬리를 내린 채 자신 없는 플레이로 일관하다 최악의 국면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정 대행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함께 위기를 헤쳐 나가자. 살아 숨쉬는 축구를 하자”며 “당장은 작고 힘없는 나비일지라도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오늘 경기가 시즌 후 (좋은 결과를 만든) 나비효과가 될 것”이라고 풀 죽은 선수들을 격려했다.

팀에는 활력을 불어넣었다.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과 수비수 곽광선, 미드필더 권순형을 척추라인에 세웠다. 오랜 기간 상주 상무(현 김천)~성남 코치를 거치며 많은 위기를 극복했던 정 대행은 “어려울수록 고참이 중요하다. 이들의 움직임, 반응이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실제로 이들 베테랑의 투혼이 빛났다. 온몸을 내던져 위기를 넘기고 과감한 볼 전개로 찬스를 만들며 후배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게다가 수원FC은 성남에 해볼 만한 상대였다. 4월 원정에서 4-3으로 이기고, 5월 안방에서 2-2로 비기는 등 앞선 5차례 만남에서 2승씩 나눴다.

출발부터 좋았다. 전반 17분 상대의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PK)을 뮬리치가 성공시켰다. 수원FC가 전반 37분 이승우의 골로 균형을 맞췄으나, 필사적인 성남의 생존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후반 14분 뮬리치와 배턴 터치한 팔라시오스가 투입 7분 만에 저돌적 돌파에 이은 왼발 킥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성남은 2-1 승리로 3연패를 끊고 승점 21(5승6무17패)을 만들었다.

성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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