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강 물길 따라 ‘짙어가는 가을’ 만끽 [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입력 2022-09-16 09: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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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광 수려하기로 정평이 난 인공저수지 대아호. 저수지 주변을 지나는 호반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gnga.com

새로워서 더 좋은 힐링 여행

발원지인 ‘밤샘’ 인근 숲길·대아호 경치 일품
삼례 비비정서 바라보는 만경강 일몰 황홀경
수만리 마애불·오성한옥마을 등도 관광명소
완주서 열리는 로컬푸드 축제도 큰 즐길거리
곡창 호남평야를 살찌워주는 주요 물길이라면 금강, 동진강, 그리고 만경강이 있다. 이중 만경강은 길이 80.86km, 유역면적 1504.35km²로 규모만 보면 큰 강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완주서 발원해 전주 익산 김제 등을 두루 거치는 만경강의 품 안에는 수려한 풍광과 다양한 테마의 명소들이 여럿 있어 물길 따라가며 돌아보는 여정이 즐겁기만 하다.


●발원지 밤샘부터 명품 일몰까지


전북을 굽이굽이 흐르는 만경강의 발원지는 밤샘이다. 소양면과 동상면의 경계를 이루는 고개인 밤티 아래에 있다. 인근 밤티마을에서 마을길과 임도를 따라 1km 정도 올라가면 원시림에 가까운 깊은 숲 속에 ‘만경강 발원지’ 표지가 붙은 작은 샘이 있다. 다른 강들의 발원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갈 수 있는 편이다. 최근 도로 사정이 좋아져 차로도 근처까지 갈 수 있다. 하지만 가급적 숲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도보탐방을 권한다.

대아호는 만경강의 물길을 이루는 중요한 곳이다. 인공저수지이지만 멋진 자태의 산과 절벽이 저수지를 감싸 경치가 일품이다. 이곳에서 시작된 물길은 만경강을 따라 호남평야를 거쳐 서해로 흐른다. 저수지 주변으로 이어지는 20km 호반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다.

만경강 물길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일몰 감상이다. 여러 일몰 명소 중 봉동읍에서 삼례읍으로 가는 방향의 노을이 황금빛 고운 빛깔과 수면에 비치는 반영으로 유명하다. 만경강 일몰을 사진에 담고 싶으면 삼례에 있는 조선시대 정자 비비정에서 만경강 옛 철교를 바라보는 각도가 좋다.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고색창연한 폐철교와 그 위의 비비정예술열차가 어우러져 다양한 볼거리를 구성한다. 만약 너른 강변을 물들이는 낙조에만 집중하고 싶다면 비비정예술열차로 가면 된다. 새마을호 객차를 개조해 레스토랑, 카페, 수공예품 가게, 갤러리 등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맨 마지막 칸 카페가 일몰 사진 포인트다.

완주 와일드&로컬푸드 축제 모습(위 사진). 대부산 절벽에 새겨진 수만리 마애석불. 통일신라 시대 작품으로 추정되는데, 천년이 넘는 세월에도 부처의 모습이 생생하다. 이곳까지 오르는 2km 남짓한 산길도 울창한 숲과 맑은 계곡, 다양한 야생화가 어우러져 트레킹의 묘미가 있다. 사진제공|완주군청·김재범 기자 oldfield@dognga.com



●천년 세월의 마애불과 가족휴양림

수만리 마애석불(전북 유형문화재 제84호)은 대부산 정상 아래 절벽에 새겨 놓은 거대한 마애불이다. 통일신라 작품으로 추정되는데 천 년이 넘는 세월에도 여전히 부처의 미소가 생생하다. 마애불을 보려면 동상면 동광초등학교 400여m 북쪽에 있는 캠핑장에서 출발하는 산행길로 가는 게 좋다. 정상까지 대략 2km 남짓 된다. 가파른 산길이 이어지는 마지막 10여 분을 제외하면 비교적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오성한옥마을은 종남산, 서방산, 위봉산 등 울창한 산림과 계곡, 호수로 둘러싸여 수려한 경관이 인상적인 마을이다. 2012년 한옥 관광지원화지구로 지정된 이후 현재 50가구 중 23채가 한옥과 고택이다. 드라마나 광고촬영 배경으로 자주 등장했는데 특히 방탄소년단(BTS)의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다.

고산자연휴양림은 낙엽송, 잣나무, 리기다 등의 울창한 조림지와 활엽수, 기암절벽 등이 어우러진 가족 휴양지다. 펜션과 캐러반이 있는 오토캠핑장에서 숙박이 가능하고 체육시설과 편의시설도 잘 갖추었다. 자연 지형을 활용한 레포츠 시설 에코어드벤처도 있다.


●완주 와일드&로컬푸드 축제

만경강 유역의 대표적인 미식 고장, 완주에서는 30일부터 10월2일까지 ‘제10회 완주와일드&로컬푸드 축제’가 고산자연휴양림 일원에서 열린다. ‘자연 친환경 체험과 건강한 로컬푸드 맛 체험’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향토 미식 및 액티비티 행사다. 로컬푸드 행사인 만큼 다양한 자연 음식 중에 대표적인 구이를 테마로 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10주년 기념으로 100인의 로컬 밥상과 ‘딜리셔스 in 로컬푸드’ 쇼도 열린다. 친환경 축제로 진행하기 때문에 일회용품 대신 텀블러나 개인 용품 이용을 권장한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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