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잊고 오늘만 산 3년…롯데 김원중, 이젠 거인 뒷문의 상징으로! [베이스볼 피플]

입력 2022-09-19 06: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 김원중. 스포츠동아DB

“마무리투수가 된 뒤 ‘오늘 일은 오늘로 끝’이라고 되뇌며 살았죠.”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29)은 마무리투수로 보직을 옮긴 2020년부터 3연속시즌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했다. 롯데 구단 역대 최다 연속시즌 두 자릿수 세이브 기록과 타이다. 김원중은 강상수(1999~2001년), 손승락(2016~2018년)과 나란히 섰다. 이들 2명 중 손승락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던 2010년부터 9연속시즌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했으나, 그 중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뛴 기간 동안에는 3연속시즌이 최다다.

김원중은 롯데 구단 역대 마무리투수 계보를 잇는 투수 중에서도 젊은 피에 속한다. 보직 이동 첫 시즌이던 2020년에는 시즌 25세이브를 달성했는데, 롯데에는 2006년 나승현(16세이브) 이후로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린 20대 마무리투수가 없었다. 김사율, 김승회, 김성배, 손승락 등 30대 베테랑들에게 9회를 맡겨온 롯데로서도 매우 고무적 사례다.
김원중은 지난 3년간 상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는 시즌 35세이브로 2017년 손승락(37세이브)을 잇는 롯데 구단 역대 단일 시즌 세이브 2위에 올랐다. 올 시즌에는 스프링캠프를 치르기 전 생긴 늑골부상으로 시즌 초반부터 마무리투수로 뛰진 못했으나, 제자리로 돌아온 뒤 다시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 시즌 10세이브를 챙긴 6일 울산 KIA 타이거즈전에서부터 4경기에선 4연속 세이브, 평균자책점(ERA) 0.00(4이닝 무실점), 이닝당 출루허용(WHIP) 0.25로 기세를 이어갔다.
마무리투수로 뛴 3년은 입단 이후 9년에 버금갈 만한 시간이었다. 그는 “쉬운 게임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맨 마지막에 나가는 투수라는 자부심을 느끼며 던져왔는데, 사실 내 주위 분들의 도움 덕분에 지금도 마무리투수로 뛰는 것이다. 특히 나 때문에 고생한 불펜포수 (강)동우 형, (최)봉천이 형, 그리고 든든한 조력자 (구)승민이 형이 있어 내가 있다. 불펜에서 이 분들과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갈지 함께 고민한 게 컸다”고 말했다.

마인드도 강해졌다. 마무리투수는 단 1점만 허용해도 경기 승패를 좌우하는 자리다. 많은 지도자가 “스트레스가 매우 심한 보직”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김원중은 “마무리투수로 뛴 3년간 ‘오늘 일은 오늘로 끝’이라고 되뇌며 살았다. 잊을 것은 빨리 잊고, 내일을 준비해야 하는 게 숙명이다. 그럼에도 팬들에겐 늘 ‘김원중이 나오면 무조건 막는다.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는 롯데 구단 역대 마무리투수 계보의 꼭대기를 바라본다. 김원중은 17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개인통산 72세이브를 기록했다. 구단 역대 통산 세이브 3위다. 지난해 박동희(58세이브), 김사율(65세이브)을 넘어섰고, 손승락(94세이브), 강상수(75세이브)가 남았다.

김원중은 “숫자를 신경 써 본 적이 없다. 생각을 비운 덕에 기록이 따라왔다고 느낀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항상 그랬듯 다치지만 않고 지금처럼 뛰는 것이 선수로서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