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역전 이어 끝내기까지 쾅!…결정적 순간 드러난 홈런공장 진가, SSG가 선두를 지키는 법

1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1사에서 SSG 오태곤이 끝내기 홈런을 쏘아 올린 후 동료들의 몰세례를 받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홈런공장’ SSG 랜더스의 진가가 결정적 순간 드러났다.

SSG는 18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서 9회말 오태곤의 끝내기 홈런으로 14-13으로 이겼다. 시즌 82승4무45패로 선두를 굳건히 한 SSG는 2위 LG 트윈스와 격차를 2.5경기에서 3.5경기로 늘렸다.

타격전이 치열했다. 두산은 6번타자로 나선 김민혁이 멀티홈런(2홈런)을 칠 만큼 화력이 뛰어났다. 팀 19안타로 SSG 마운드를 위협했으나, 결정적 순간 한 방이 모자랐다. 반면 SSG는 경기 후반 홈런 3개로 빼앗긴 승기를 되찾은 뒤 마지막 순간 결정적 한 방으로 승리를 맛봤다.
SSG가 기지개를 켠 것은 7회말부터다. 안타와 볼넷 등으로 연속 출루해 공격 활로를 열기 시작했다. 3-8로 지고 있던 상황이었으나, 최지훈~최주환~최정이 무사 만루를 만든 뒤 한유섬, 후안 라가레스, 하재훈이 4타점을 합작해 1점차까지 추격했다.

8회말에는 순식간에 전세가 뒤바뀌었다. 앞선 8회초 두산이 1점을 더 도망갔지만 금세 따라잡았다. SSG는 선두타자 최지훈이 볼넷을 고른 뒤 최주환이 우월 2점홈런을 쳐 동점을 만들었다. 후속타자로 나선 최정이 역전 중월 솔로홈런을 폭발시켰다. 이후 11-9로 달아난 상황에서는 안상현까지 좌월 2점홈런을 때렸다.
승기를 가져오는 듯 했으나 9회초 마무리투수 문승원 등 불펜진이 흔들리면서 13-13으로 동점을 허용한 SSG는 9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오태곤이 끝내기 좌월 솔로홈런을 터트려 치열했던 타격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SSG는 갈 길 바쁜 상황에 놓여 있었다. 17일 인천 두산전에선 에이스 김광현이 7이닝 무실점했음에도 1-4로 져 분위기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그러면서 2위 LG에 턱밑까지 쫓겼다. 이날 선발등판한 외국인투수 윌머 폰트도 6이닝 6실점(5자책)으로 흔들렸다. 믿을 수 있는 카드들의 불운과 부진이었기에 더욱 뼈아팠다.

그러나 이날은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해 팀을 구했다. SSG 타선은 상대보다 더 결정적일 때 해결을 해냈다. KBO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SSG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7회까지 뒤진 경기에서 단 6승(1무37패)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절실한 상황에선 숫자에 불과했다.
SSG는 이날 경기로 역대 개막 이후 최다경기 1위 기록을 131경기로 늘렸다. 김원형 SSG 감독은 지금껏 지켜온 1위보다 앞으로 지켜야 할 순위를 더욱 신경 쓴다. 그는 “지금은 결코 편한 상황이 아니다. 130여 경기 동안 1위를 지켜온 걸 좋게 봐주시는 분들껜 정말 감사하지만, 잔여경기에서도 끝까지 (1위를) 해내야 한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