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발전재단, 10만 고려인동포 비자 문제 해결 팔 걷었다

입력 2022-10-28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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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려인 콜호즈’ 토론회 참석자들. 이날 토론회는 아시아발전재단, 아시아엔, 엄태영 국회의원실이 공동 주최했다. 사진제공|아시아발전재단

‘고려인 콜호즈’ 국회토론회 개최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 주제 논의
농촌지역 인력난 해소 대책 나서
아시아발전재단(이사장 김준일)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아시아 재이주 고려인동포의 정착 지원과 국내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과 고려인동포 콜호즈(집단농장)’를 주제로 아시아엔, 국민의힘 엄태영 국회의원(제천·단양)실과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국내 이주 고려인동포는 10만 명에 달하지만 법적으론 외국인이다. 의무교육인 초중고는 무료로 다닐 수 있으나 어린이집 등 영유아 보육시설은 자부담을 해야 한다. 그래서 고려인동포들은 조부모를 초청해 자녀 돌봄을 맡기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고려인동포에게 비자 문제는 가장 큰 고민이다.

또 중국 조선족과 달리 한국어를 잃어버려 정착과 취업이 쉽지 않다. 그래서 인구가 줄고 있는 농촌에 구소련의 집단농장 콜호즈를 조성해 정착을 돕고 가족 초청도 허용해 인력난을 해소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를 위해 법무부는 동포 당사자는 물론 가족에게도 일할 수 있는 비자를 제공하는 ‘지역특화형 비자사업(유형2)’을 추진하고 있고, 행정안전부는 인구감소 지역 지원을 위한 특별법 시행을 예고했다.

임영상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는 주제 발표를 통해 “방문취업(H-2) 비자는 재외동포(F-4) 비자, 영주(F-5) 비자로 변경이 쉽지 않은데 법무부의 지역특화형 비자사업은 고려인동포에게 적합한 정책이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전남, 광주, 인천, 안산, 경주, 청주 등에 형성된 고려인마을의 사례를 보면 농지 확보와 농사를 지을 자원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10가정 내외의 고려인 동포와 가족들로 구성된 콜호즈를 조성해 가까이 살면서 현재 5개월짜리 농촌 외국인 계절노동의 역할을 일부 나눠 맡도록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임 교수는 “콜호즈 고려인들에게 한국어와 농업기술을 가르치고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도록 이중언어가 가능한 고려인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김학로 당진역사문화연구소장은 “고려인동포가 모여 사는 인구감소지역의 농촌학교에 이중언어 교사를 교육부가 지원해줘야 한다”고 했다.

황원선 구소련친구들 대표는 “고려인동포 다수가 방문취업(H-2) 비자로 5년 후에 무조건 출국해야 하지만 대부분 한국 정착을 희망하는 만큼 비자연장이나 영주권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성우 경주 고려인협동조합 이사장은 “경북 영천에서 2년간 체류하면 F-4 비자를 받을 수 있어 공장, 식당 등 어떤 일도 할 수 있고 농사철에는 농촌일도 할 수 있다”며 “경주 고려인 중 몇몇 가정에게 영천 이주를 권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앙아시아 키르키스스탄과 아제르바이잔 대사를 역임한 김창규 제천시장은 “제천시와 관내 세명대, 대원과학대가 중앙아시아와의 교류를 확대하고, 고려인동포의 새로운 삶터인 고려인마을을 만들어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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