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누적 판매 1500만대를 달성했다. 1986년 소형차 ‘엑셀’을 미국에 처음 수출한 이후 36년 만에 거둔 성과다. 현대차가 미국 내 1500만번째 신차로 고객에게 인도한 투싼. 사진제공｜현대차
●누적판매 1500만대 달성
현대차의 미국 시장 진출은 1986년 1월 시작됐다. 울산 공장에서 생산한 소형 세단 ‘엑셀’을 미국에 수출하면서다. 미국 진출 20년째인 2005년에는 미국 남부 앨라배마 주에 첫 현지 생산 공장을 완공했다. 현대차 앨라바마 공장은 약 703만㎡(212만평)의 부지 위에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엔진 공장 등으로 연산 37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아반떼, 쏘나타, 투싼, 싼타페, 싼타크루즈 등 미국 판매 핵심 5개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을 발판 삼아 현대차는 2007년에 미국 누적판매 500만대를 달성했고, 2015년에는 누적판매 1000만대를 넘어섰다. 이어 7년 뒤인 2022년 12월 ‘누적판매 1500만대’라는 성과를 기록하게 됐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 주 윌리엄스빌에 있는 딜러숍 ‘웨스트 허 현대’에서 1500만 번째 신차를 고객(왼쪽에서 세 번째, 네 번째)에게 인도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현대차
●베스트셀링 모델은 아반떼
현대차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다. 1991년 미국 판매를 시작해 올 12월까지 353만대가 판매됐다. 그 다음으로는 쏘나타(314만대)와 싼타페(191만대), 엑센트(136만대), 투싼(134만대) 순으로 집계됐다.
미국 진출 초기에는 아반떼와 같은 중·소형 세단을 위주로 판매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판매 마진이 상대적으로 높은 SUV 모델인 싼타페와 투싼이 판매량 ‘톱 5’에 들어갈 정도로 차종이 다변화된 것도 의미 있는 변화다. 미국 판매 라인업이 다양해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됐고, 한국 자동차 산업의 수출 역량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까지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전기차 선도 업체 도약 목표
현대차·기아는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 같은 친환경차 판매에 힘을 쏟고 있다. 급격한 전동화 전환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에서 전기차 선도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2월 현지 판매를 시작한 ‘아이오닉 5’는 올 들어서만 2만대 넘게 판매됐다. 코나 일렉트릭 역시 올 들어 9000대 가까운 판매고를 기록했다.
현대차 미국 누적 판매 1500만대 인포그래픽. 사진제공｜현대차
지난 10월에는 미국 남부 조지아 주 브라이언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개최했다. HMGMA는 1183만㎡(약 358만 평) 부지에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공장 건설에 착수해 2025년 상반기부터 전기차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차원의 첫 전기차 전용 공장인 HMGMA에선 현대뿐 아니라 기아, 제네시스 등 3개 브랜드의 전기차를 생산한다. 다차종의 전기차를 탄력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현지 고객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랜디 파커 CEO는 “현대차는 미국에서 전기차 라인업과 생산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 놀라운 성과를 거둔 만큼 2023년과 그 이후에도 성장세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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