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100’ 전세계 열광…왜?

입력 2023-02-0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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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좋은 사람들이 벌이는 몸싸움 하나만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의 시선까지 사로잡은 ‘피지컬: 100’. 사진제공|넷플릭스

“외국인 참가자 포함한 해외판·시즌2 만들어줘”

단순한 힘겨루기 룰…해외팬 흡수
리얼한 승부로 각종 명장면 만들어
성대결 논란? “참가자 사전 동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 ‘피지컬: 100’의 열기가 뜨겁다. 이종격투기 추성훈, 체조 양학선, 헬스 유튜버 심으뜸 등 체력에 자신 있는 참가자가 최고의 피지컬을 가려내기 위해 무한 경쟁한다. 내용만 보면 단순한 콘텐츠이지만, 현재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까지 화제다. ‘몸’ 좋은 100명의 참가자가 특별한 운동 종목이나 규칙을 따르지 않고, 철봉 매달리기, 일대일 공 빼앗기, 팀 대항 모래주머니 나르기 등 몸으로만 할 수 있는 경기로 승패를 겨루는 과정이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상케한다

7일 6회까지 공개된 콘텐츠는 각종 화제성 수치로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첫 공개한 이후 넷플릭스 ‘세계 많이 본 TV쇼’ 최고 4위, 화제성 조사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TV·OTT 통합 비드라마’ 1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참가자들을 포함시킨 해외판이나 시즌2 를 제작해달라는 요청이 세계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단순한 구조의 힘”

힘겨루기에서 패배한 사람이 탈락하는 단순한 구조가 언어의 장벽을 넘어 해외 시청자까지 끌어들인 원동력으로 꼽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설명이 따로 필요하지 않을 만큼 직관적인 규칙을 적용해 효과를 극대화시켰다”면서 “문화권과 상관없이 인간 공통의 관심사인 신체에 초점을 맞춘 것도 해외에 통한 비결”이라고 평가했다.

제작진이 시합에 개입하거나 의도적인 편집을 배제한 덕분에 경쟁의 리얼한 매력도 살아났다. 7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연출자 장호기 PD는 “전 세계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면서 배경설명이 필요한 요소나 예능적인 자막을 최대한 줄였다”면서 “대신 턱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이나 한껏 부푼 근육 등 콘텐츠의 핵심이 되는 몸을 보여주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축구장의 2배가량인 촬영장에 200대가 넘는 카메라가 동원됐다.

참가자들은 승패를 떠나 정정당당한 승부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이종격투기선수 선후배인 추성훈과 신동국이 일대일 공 빼앗기 시합 도중 즉석에서 종합격투기 MMA 룰을 적용해 겨룬 장면 등이다. 장 PD는 “예상을 뒤엎은 승부들이 몸에 대한 편견을 깨부쉈다”며 “이를 왜곡 없이 전하는 것이 제작진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남녀 대결 논란? 신선한 시도

높은 관심만큼 논란도 피할 수 없다. 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참가자들에 똑같은 규칙을 적용해 여성이나 낮은 체급의 참가자는 불리하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이종격투기선수 박형근이 여성 보디빌더 김춘리를 지목해 성(性) 대결을 펼쳐 승리한 장면은 비난과 동시에 논란의 대상이 됐다.

장호기 PD는 “모든 출연자들이 사전에 공통 규칙 적용에 동의했다”면서 “완벽한 피지컬을 찾아가는 기획 의도에 맞춰 설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춘리도 자신의 SNS를 통해 “운동인으로서 정당하게 대결해 아무런 문제나 불만이 없다. 상금 3억 원이 걸려 있는데 남녀가 어디 있느냐.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게임”이라면서 논란을 일축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 ‘젠더리스’ 콘셉트가 점차 대중화하고 있는 해외의 흐름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남녀의 수평적 경쟁이 국내에서는 아직 낯설지만 시도해볼 만한 소재”라고 판단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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