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막히는 투석혈관, 다시 살려 쓰는 ‘재개통술’ 방법은? [건강 올레길]

입력 2023-02-09 1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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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투석’은 만성콩팥병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신대체요법(콩팥의 역할을 대체하는 치료법)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다. 전체 환자의 약 80%가 혈액투석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치료는 환자의 혈관과 인공신장기를 굵은 바늘로 연결해 인공신장기의 필터로 혈액의 노폐물을 걸러낸 후 다시 몸으로 돌려보내는 방법이다. 회당 4시간씩 주 3회 정도 이루어진다.

혈액투석을 받으려면 혈액이 오고가기 원활한 튼튼한 혈관 즉, 동맥과 정맥을 연결한 투석혈관(동정맥루, AVF)을 조성하고 이를 성숙시켜야 한다. 투석을 받는 환자에게는 생명줄인 셈이다. 하지만 많은 양의 혈액이 자주 오고가다보니 투석혈관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혈액투석에 지장을 일으키기가 일쑤다.

투석혈관이 막히는 이유는 높은 압력의 동맥혈이 흐르면서 혈관에 자극을 주어 두꺼워지고, 반복적으로 굵은 바늘은 꽂았다 뺌으로써 굳은살이 형성되기 쉽기 때문이다. 혈관의 좁아진 부분인 협착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혈전이 발생해 혈관이 막혀버리기도 한다. 따라서 한 번 만들어진 투석혈관이 완전히 막히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투석 시에도 투석이 문제없이 잘 되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투석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다른 위치에 투석혈관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 만들어둔 혈관을 최대한 되살려 쓰는 것이 좋다. 팔에 만들 수 있는 투석혈관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투석혈관 치료가 바로 재개통술이다.

인터벤션 치료인 ‘투석혈관 재개통술’은 투석혈관이 막히거나, 혹은 잘 자라지 않거나, 다른 곁가지가 자라서 혈관을 잘 찌를 수 없을 때 시행하는 치료법이다. 혈관 내로 삽입된 풍선카테터, 스텐트 등을 이용해 협착, 혈전을 치료해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를 되살린다. 혈관 내로만 접근하므로 최소침습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통증이 비교적 적으며, 회복이 빠르고 투석도 바로 가능하다.

하지만 재개통술을 했더라도 혈관은 다시 또 좁아지거나 막힐 수 있다. 민트병원 혈관센터 배재익 대표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은 “건강한 투석혈관 유지를 위해 혈액투석 환자는 식이 관리, 적절한 운동 등 지속적인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며, 투석혈관의 위험 신호를 빨리 알아채는 노하우도 알아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석혈관이 막혀가는 신호를 파악하는 방법으로는 평소에 손끝으로 혈관 부위를 자주 만져보며 진동과 박동을 구분하는 것이다. ‘스르르’ 하는 진동이 아닌 ‘쿵쿵’거리는 박동이 느껴진다면 투석혈관에 이상이 생겼을 수 있다. 또한 투석 과정에서 팔다리가 붓거나, 투석 후 지혈이 잘 안 되거나, 투석혈관의 군데군데가 커지는 등의 특이점이 보이면 바로 혈관 상태를 확인해봐야 한다. 또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3~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혈관 초음파검사등을 받아볼 것이 권장된다.

배재익 대표원장은 “2023년부터 투석일이 아니어도 투석혈관 치료에 산정특례가 적용되는 만큼 투석혈관에 이상 증상이 보인다면 지체하지 말고 혈관 치료를 받을 것”을 강조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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