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출혈, 생리과다…자궁근종 원인일 수도 [건강 올레길]

입력 2023-03-15 1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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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ㅣ클립아트코리아

강동구에 거주하는 박모 씨(31세, 직장인)는 요즘 한 달 내내 생리를 하는 기분이다. 생리가 끝나고도 종종 부정출혈이 나타나고, 이따금 불쾌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했다. 처음에는 배란기 증상인 배란혈, 배란통으로 생각했으나 증상은 부정기적으로 반복됐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 본 결과 자궁에 6cm가 넘는 ‘자궁근종’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부정출혈은 생리 기간이 아닌데도 출혈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출혈의 패턴이 불규칙적이며 연한 갈색이나 분홍색을 띠기도 하고 생리처럼 나오기도 한다. 대부분 스트레스나 무리한 다이어트, 약물 복용 등에 의한 일시적인 증상인 경우가 많으며 휴식을 취하면 회복된다.

그러나 출혈이 잦고 많은 생리량, 덩어리혈 증가, 생리불순, 통증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자궁¤난소 질환의 신호일 수 있음을 의심해봐야 한다.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은 “바쁜 일상을 보내는 현대 여성들은 부정출혈을 단순 컨디션 저하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한다”며 “부정출혈이 반복된다면 치료가 필요한 자궁, 난소질환의 증상일 수 있으므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부정출혈을 유발하는 질환에는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용종(폴립), 자궁경부암, 골반염 등 매우 다양하다. 그중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층에 생기는 양성종양으로 가임기 여성에게 흔하게 발생한다.

자궁근종은 종양의 크기가 커지면 부정출혈뿐만 아니라 생리양이 급격하게 많아지거나 골반통, 복부팽만, 빈혈, 빈뇨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진단 시기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조기 발견할수록 절개 범위를 최소화한 ‘자궁보존 치료’로 가임력을 유지할 수 있어서다.

자궁을 보존하는 최소침습 치료법에는 로봇 수술과 복강경·자궁경 수술, 자궁동맥 색전술, MR하이푸가 있다. 자궁근종은 크기·위치·개수·성분 등 개인에 따라 복잡한 양상을 보이므로 각 치료의 장단점을 주치의와 충분히 검토한 후 적합한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

몇 년 이내 임신을 계획하고 있거나, 발병 부위가 깊어 접근이 까다로운 위치라면 로봇 수술이 권장된다. 로봇 수술은 자궁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사람 손과 같은 정교하고 튼튼한 수술 봉합으로 향후 안전한 임신과 출산에 도움이 된다.

김하정 원장은 “최근 치료가 필요한 20~30대의 자궁근종 환자가 많아지면서 나이가 젊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평소 자신의 생리 주기와 생리량, 통증 등 변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고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빠른 시일 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조기 발견을 위해 1년에 한 번은 정기검진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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