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승승장구 ‘엘리멘탈’…힘 못쓰는 ‘스파이더맨’

입력 2023-07-05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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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멘탈’은 웃고,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울었다.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멘탈’(위)과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엇갈린 국내 흥행 성적표를 받았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소니픽쳐스 코리아

입소문 탄 ‘엘리멘탈’, 232만명 돌파
해외 흥행 ‘스파이더맨’, 국내선 울상
공감대 형성 여부로 국내 반응 갈려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멘탈’과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흥행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엘리멘탈’이 입소문에 힘입어 박스오피스를 역주행한 것과 달리 미국서 크게 흥행한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오히려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다.

4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개봉한 픽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이 3일까지 232만4624명을 모아 올해 개봉작 중 여섯 번째로 200만 관객을 넘었다. 이는 올해 초 개봉해 누적관객 469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보다도 빠른 속도다.

개봉 첫날 3위로 시작한 영화는 박스오피스를 역주행해 개봉 4주차에도 1위를 지키고 있다. 3주차 주말인 6월 30일∼7월 2일에 2주차 관객보다 19만 명이나 많은 68만7855명을 모으며 갈수록 화력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북미에서는 역대 픽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중 최저 오프닝 스코어(2950만 달러, 385억 원)를 기록한 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외신들도 “흥행 참패 수준”이라며 손익분기점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상황은 정반대다. 북미에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3’ 보다도 높은 오프닝 성적(1억2050만 달러)을 내며 훨훨 날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엘리멘탈’ 보다 한 주 늦게 개봉했지만 순위는 4∼5위를 오가고 있다. 누적관객수도 ‘엘리멘탈’의 4분에 1에 불과한 62만 명이다.

두 영화의 흥행 희비는 공감대 형성으로 인해 극명하게 갈렸다. 불, 물, 공기, 흙 4개 원소들이 모여 사는 엘리멘탈 시티에 사는 불 ‘앰버’와 물 ‘웨이드’의 사랑을 그린 ‘엘리멘탈’은 한국계 이민자 출신인 피터 손 감독을 거쳐 곳곳에 한국적 요소와 정서를 녹였고 이를 통해 국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덕분에 영화는 북미를 제외하고 한국에서 가장 많은 흥행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멀티버스(다중우주)를 내세워 스파이더맨이 된 10대 소년 마일스가 여러 차원의 스파이더맨들과 협력하거나 갈등하는 내용을 담은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현실에 발붙이지 못하는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멀티버스’를 내세운 또 다른 히어로 영화 ‘플래시’도 한 주 먼저 개봉했지만 흥행에 실패했고, 먼저 여러 차원의 스파이더맨들의 연합을 그린 2021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유사하단 평가도 독이 됐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멀티버스가 국내 관객에게 흥미 거리를 주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히어로물과 멀티버스의 결합은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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