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방식 잊어라”…신사업·글로벌 투자 확장

입력 2023-07-20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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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하반기 경영 키워드로 ‘경험에서 비롯된 사고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언러닝 이노베이션’을 제시했다. 최근 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아 설립 15주년 기념으로 부산항 북항을 방문한 신동빈 회장. 사진제공|롯데

‘언러닝 이노베이션’ 화두로 내세운 신동빈 롯데 회장

하반기 VCM서 지속성장 방안 모색
신 회장 “새로운 혁신 추구”강조
바이오·헬스케어 사업 육성 가속도
3세 신유열, 경영수업 돌입 눈길
롯데가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재계 순위 하락 등 위기 속에서도 묵묵히 ‘뉴 롯데’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1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2023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구 사장단 회의)’을 열고, 위기대응과 신성장 사업 육성 등 지속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가장 주목한 것은 급격한 시장 변화로 인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다. 내수 기반 기업인 롯데는 최근 저출산·고령화 추세와 경기 부진 속에 성장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 상황으로, 심지어 올해 재계 그룹 순위에서 포스코에 5위 자리를 내줬다.

이날 신동빈 롯데 회장이 하반기 경영 키워드로 ‘경험에서 비롯된 사고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언러닝 이노베이션(Unlearning Innovation)’을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배우거나 경험한 것을 잊는다’는 ‘언러닝’을 활용한 용어다. 환경 변화를 무시하고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환경에 부합하는 차별적인 성공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더불어 신 회장은 “강하고 담대하게 행동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위기를 돌파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며 도전 정신을 주문했다. 입단 1, 2년 차 신인을 중용해 상승세를 탄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의 사례를 들며 “필요한 인재를 공정하게 평가하고 발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성장 사업 육성에 박차

신 회장은 미래형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비전과 전략에 부합하는 투자,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의 경영 방침도 제시했다. 이에 롯데는 바이오,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신성장 사업 육성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대대적 투자를 단행한다.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3개 플랜트. 총 36만 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 기지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롯데헬스케어는 9월 유전자 검사와 건강 검진 등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라 건강기능식품, 운동용품, 맞춤 식단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플랫폼 ‘캐즐’의 오픈을 앞두고 있다. 모빌리티 분야의 경우, 롯데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자율주행셔틀 및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기존 사업부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공개했다. 식품군은 기존 사업 밸류체인 고도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글로벌 사업 확장 및 푸드 테크를 활용해 생산성 제고에 나선다. 유통군은 ‘고객의 첫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라이프스타일, 먹거리, 데이터 커머스 등 포트폴리오 고도화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또 화학군의 경우,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과 전지소재사업 및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 육성전략을 공유했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그룹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신 상무는 롯데캐피탈 지분 51%를 보유한 일본 롯데파이낸셜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또 이날 VCM 참석은 물론, 최근 롯데홈쇼핑 본사를 찾아 임원들과 업무를 공유하고 현장 스튜디오 등을 둘러보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3세 경영의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 역시 ‘뉴 롯데’라는 큰 그림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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