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드라마는 길면 안 된다?”…20부작 ‘무빙’의 성공이 말하는 것

입력 2023-09-15 06: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20부작 ‘무빙’ 긴 호흡에도 성공한 비결

낭비되는 캐릭터 제로
매끄럽게 오가는 시점
다채로운 장르의 혼합
“OTT 전성시대, 20 부작은 안 된다고?”

20일 마지막회가 공개되는 류승룡·조인성·한효주 주연의 20부작 디즈니+ 드라마 ‘무빙’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특히 6부작에서 최대 12부작 안팎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최근 지상파 방송사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드라마의 트렌드와 달리 긴 호흡으로 제작돼 방송가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드라마가 20부작으로 기획된 이유는 대본을 쓴 강풀 작가의 뚝심에서 비롯됐다. 동명의 웹툰 원작자인 강 작가는 원작에는 없이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를 포함해 주요인물만 10명에 달하는 캐릭터의 서사를 부족하거나 어색하지 않게 풀어내기 위해 고집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4일 “굉장히 많은 인물이 등장해도 낭비되는 캐릭터가 없다”라며 “이야기와 캐릭터들의 서사가 풍성하다면 시청자는 긴 호흡의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다는 걸 ‘무빙’이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평론가는 “이야기를 시간 순서대로 풀지 않았다는 점도 시청자의 흥미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초능력을 가진 고등학생들과 이들의 부모가 함께 거대한 위협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는 7화까지 이정하·고윤정 등 현재 학생들의 이야기를, 이후 14화까지는 부모들의 과거 이야기를 담는다. 15화부터 본격적으로 아이들과 부모들의 공조가 이뤄진다.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구성하자는 일부 제작진의 의견과 달리 강 작가는 “미스터리 구조가 무너지지 않으면서 긴장감도 떨어지지 않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팬들을 “20부작으로 여러 장르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며 반기고 있다. 에피소드에 따라 바뀌는 캐릭터의 특징을 살려 다양하게 장르를 변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10대 고등학생들이 중심이 된 초반 7화는 학원액션과 청춘로맨스, 조인성·한효주 부부의 과거를 그린 8·9화는 스파이멜로, 류승룡의 젊은 시절을 담은 10·11화는 느와르액션의 장르로 이야기를 전개했다.

미국 연예전문매체 IGN은 “반자본주의 정서와 가족드라마, 데스게임 등의 장르를 섞어 전 세계를 점령했던 ‘오징어게임’과 마찬가지로 ‘무빙’도 여러 장르를 매끄럽게 혼합했다”고 평가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