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사진제공 | 리코스포츠에이전시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와 계약하기 전에도 꾸준히 개인훈련을 하며 몸을 만들었다. 계약을 위해 급히 샌디에이고로 떠난 당일(3일) 오전에도 개인훈련 스케줄을 소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좋지 않은 몸 상태로 출발해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올해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고우석은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개최된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하면서 목에 담 증세를 느꼈다. 결국 WBC에선 단 한 차례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귀국 후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어깨 회전근개 근육 중 하나인 극상근에 염증 소견을 받고 재활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시즌 출발이 늦었다. 부상 여파는 시즌 내내 발목을 잡았다. 결국 44경기에서 3승8패13세이브, 평균자책점(ERA) 3.68의 아쉬운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고우석에게 시즌 준비가 중요한 이유는 더 있다. 지난해까지는 보직이 확실한 상태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개막을 맞았다. 그러나 이제는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샌디에이고는 일본프로야구에서 마무리투수로 최연소 200세이브를 달성하고, 대표선수로도 각광받은 마쓰이 유키(29)를 영입했다. 지난 2년간 샌디에이고 불펜에서 주축으로 활약한 로베르트 수아레스(33)도 있다.
선수의 동의 없이는 마이너리그로 내릴 수 없다는 조항이 계약에 삽입돼 고우석의 신분은 어느 정도 보장돼 있다. 그러나 꾸준히 MLB 마운드를 밟으려면 이들과 경쟁할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밀리지 않아야 한다. 이 때문에 어느 때보다 시즌 준비가 중요하다.
샌디에이고는 한국에서 2024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3월 20, 21일 고척돔에서 LA 다저스와 2연전을 펼친다. 고우석은 개막 2연전에 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려면 스프링캠프부터 완벽한 몸 상태로 경쟁을 뚫어야 한다. MLB 무대에서도 마무리투수로 등판하는 고우석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