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생명은 후반기 첫 경기였던 15일 인천 신한은행과 홈경기에서 극도로 부진했다. 35득점에 그치면서 무너졌다. 결과는 물론 내용도 부실했다. 1쿼터를 제외한 2~4쿼터의 팀 득점은 잇달아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이날 경기에선 단 1명의 선수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야투 성공률은 24%(54개 시도·13개 성공)에 그쳤다. 35-43 패배로 승률 5할도 깨졌다.
그러나 4일간의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온 삼성생명은 20일 부산 BNK 썸과 홈경기에선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BNK를 상대로 집중력을 되살려 시종일관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배혜윤(27점), 이해란(22점), 강유림(19점) 등이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 팀을 이끌었다. 이날 삼성생명이 올린 팀 득점은 83점이었다. 신한은행전보다 2배 넘게 뛰었다.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등 득점 외의 기록에서도 신한은행전보다는 월등히 향상된 수치를 기록했다. 그 덕에 삼성생명은 BNK를 83-78로 제압하고 승률 5할을 회복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시즌 가드진의 연쇄부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 여파는 이번 시즌 개막까지 이어졌다. 개막 이후 복귀하는 선수들이 나왔지만 경기력을 되찾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더욱이 팀의 중심인 센터 배혜윤도 고절적 부상을 안고 있어 꾸준한 기량을 발휘하진 못했다. 하지만 승리가 절실한 경기에선 집중력을 되살려 5할 승률을 사수하고 있다. 긴 연승도 없지만, 긴 연패도 없다.
삼성생명은 PO 무대에만 오르면 강자로 변신하곤 했다. 남은 정규리그 12경기를 통해 경기력의 기복을 줄여 ‘봄농구’에서 또 한번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