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불법촬영 및 2차 가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황의조의 출국을 최근 금지시켰다. 앞선 여러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경찰이 이런 조처를 한 가운데, 황의조 측은 “과잉 수사로 팀에서 무단이탈하게 됐다”는 내용의 수사관 기피 신청을 했지만 이마저 각하됐다.
지난해 11월 18일 황의조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경찰은 12월 27일을 기한으로 1차 출석 요구서를 보냈으나 선수 측은 시즌 일정 등을 이유로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2차 출석 요구를 해 이달 12, 15일 비공개 조사를 진행했다.
황의조는 지난해 6월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사생활이 담긴 자료를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한 인물을 고소했으나,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불법촬영 정황을 포착해 선수를 피의자로 전환했다. 또 황의조는 지난해 11월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을 공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선수를 협박한 이를 친형수로 보고 지난해 12월 구속했다.
수사가 끝날 때까지 발이 묶인 황의조는 당분간 소속팀으로 돌아갈 수 없다. 주급 정지는 물론 막대한 금전적 손해가 불가피해졌다. 유럽 클럽들은 선수의 무단이탈을 가장 민감하게 여기고, 벌금도 굉장히 크게 매긴다.
그렇지 않았도 험난한 시간을 보낸 터다. 보르도(프랑스)에서 2022년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노팅엄으로 이적한 황의조는 올림피아코스(그리스)~FC서울에서 임대를 거쳤고, 지난해 9월에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노리치로 또 임대됐다.
그러나 성공적이진 않았다. 최근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자 노리치는 10일 임대 조기 종료를 알렸다. 황의조는 당초 계획된 1년을 채우지 못한 채 쓸쓸히 노팅엄에 돌아왔으나 ‘전력 외’ 신분에 전혀 변함이 없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냉랭하다. 지난해 12월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황의조를 국가대표로 발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023카타르아시안컵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황의조로선 무죄를 입증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