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하 과장(왼쪽)이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사진제공|온종합병원
국민 넷 중 한 명은 척추질환 겪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1년 척추질환 의료 이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척추질환 환자 수는 133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26%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4명 가운데 1명꼴로 척추관협착증이나 추간판탈출증 등의 척추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중앙의 척추관, 신경근관 또는 추간공이 좁아져서 허리의 통증을 유발하거나 다리에 다양한 신경 증세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요추관이 선천적으로 좁게 태어난 경우,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는 30대에 이르게 되면 뼈와 인대의 변성이 겹쳐 발병하게 된다.
척추의 퇴행성 골관절염으로 인해 인대와 관절이 두꺼워지고 디스크도 튀어나와서 신경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 좁아져 흔히 생긴다. 척추 전방전위증, 수술 후 합병증, 골절 이후 비정상적인 유합 등에 의해서도 척추관협착증이 나타날 수 있다.
부산 온종합병원 척추센터 우영하 과장(정형외과전문의)은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대퇴부나 다리까지 저리고 당기는 통증이 생기고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등의 증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협착의 정도가 심해지면 걷는 것도 힘들어지고 마비나 대소변 장애 등의 심각한 증상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로 널리 알려진 추간판탈출증은 추간판(디스크)이 밀려나 주위 신경근을 자극해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우영하 과장은 “척추의 뼈와 뼈 사이에서 몸의 충격을 흡수하고 완충하는 것이 추간판(디스크)”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디스크는 80%가 수분 성분인 젤리처럼 생긴 수핵과 이 수핵을 둥글게 둘러싼 섬유륜으로 구성되는데 나이가 들면 수핵의 수분 함량이 줄어들어 탄력성이 떨어지고 나쁜 자세나 사고 등 외부적인 자극이 가해져 디스크가 밀려나면서 허리디스크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요추부 추간판탈출증 환자의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요통과 함께 다리가 아프고 저린 방사통이며 탈출한 추간판이 신경근을 자극해 다리에 감각 이상을 일으킨다. 척추관협착증이나 허리 디스크의 치료 방법으로는 약물 치료, 물리 치료, 운동 치료 등의 보존 치료와 수술이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최근 들어 수술을 기피하는 현상이 팽배해지면서 약물치료나 비침습적인 신경성형술 같은 보존 치료를 원하는 환자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이도 잠시 통증만 줄여줄 뿐 재발하는 경우가 잦은 게 현실이다. 이처럼 보존 치료로도 뚜렷한 차도를 보이지 않으면 수술할 수밖에 없다. 요즘 최소 침습 수술법으로 환자들이 크게 선호하는 수술이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이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약 1㎝ 미만의 작은 구멍 2개를 통해 각각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삽입해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최소 침습 수술법이다. 기존의 척추 수술과는 달리 절개 부위가 작아 출혈이 적고 주변 조직의 손상이 적어 회복이 빠르다는 게 장점이다.
또 수술 후 통증이 적어 일상으로의 복귀가 빠르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특히 수술이 어려운 고령의 환자나 만성질환자에게 권할 만하다.
우영하 과장은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출혈이 적고 주변 조직의 손상이 적어 회복이 빠르다”며 “내시경을 통해 직접 병변을 확인하면서 수술을 진행하는 정교한 수술이어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난도 높은 수술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으므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결정해야 한다고 우 과장은 덧붙였다. 그는 척추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하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허리 근육을 강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산 | 김태현 기자 localbu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