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일일드라마 ‘스캔들’, 사진제공|스캔들
가족과 ‘막장’ 소재로 중장년 시청자를 공략해온 KBS 일일·주말드라마가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다. 17일 첫 방송하는 2TV 일일드라마 ‘스캔들’에는 배우 한채영과 한보름을 내세우고, 제작을 준비 중인 주말드라마 ‘다리미 패밀리’는 로맨스 소재를 주로 다루며 히트메이커로 꼽혀온 서숙향 작가의 신작이어서 방송가 안팎의 기대를 모은다.
‘스캔들’은 의문의 사고로 사망한 채 발견된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 대표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채영이 정인엔터테인먼트 대표 문정인 역을 맡아 탐욕과 야망에 가득 찬 모습을 드러낸다. 신예 드라마 작가 백설아 역의 한보름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새엄마이자 약혼자를 빼돌려 배우로 데뷔시킨 한채영에게 복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제작진은 화려한 연예계를 배경으로 새엄마와 의붓딸의 복수 이야기를 펼치면서 신선한 재미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일일드라마에 주로 나서는 배우들이 아닌,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스타들을 내세운 점도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2022년 MBN ‘스폰서’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오는 한채영은 일일드라마에 새롭게 도전한다. 유튜브와 예능 활동을 병행하며 젊은 시청자에 익숙한 한보름도 100부작을 소화하는 것은 처음이다.
가을 방송을 목표로 준비 중인 ‘다리미 패밀리’는 배우 김정현, 금새록, 최태준 등 20~30대 배우들을 전면에 앞세웠다. 드라마는 3대째 이어오는 청렴세탁소 식구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담을 계획이다.
드라마를 쓴 서숙향 작가는 MBC ‘파스타’, SBS ‘질투의 화신’ 등 트렌디한 로맨스 드라마로 팬덤이 두텁다. 서 작가는 주로 50부작으로 제작됐던 주말드라마를 36부작으로 대폭 축소해 이야기의 속도를 한층 빠르게 그려낼 방침이다.
관련 변화는 일일·주말드라마가 ‘올드하다’는 시청자의 편견을 깨기 위한 방송사의 노력으로 받아들여진다. KBS는 최근 방송하는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의 시청률이 17%대(닐슨코리아)까지 떨어지자 새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해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을 찾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