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3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LA다저스 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8회초 안타를 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수많은 야구팬들이 현역 메이저리거와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의 명승부를 즐겼고, 세계적인 슈퍼스타 오타니가 한국을 방문해 자신의 기량을 팬들에게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현역 메이저리거와 경쟁하며 프로 선수로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3월20일 LA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개막전이 열린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개막식이 진행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경기에 참여한 메이저리그 선수들 역시 서울시리즈에 대해서 높은 만족감과 감탄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바라보는 한국야구에 대한 인식은 역대 최상급입니다. 특히 한국만의 열정적 팬문화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더욱이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메이저리거와 직접 경기할 수 있었던 경험은 선수 생활에 있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LG트윈스투수 임찬규 선수는 “이러한 시간이 내게 올 줄 몰랐다.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립서비스가 아니라 살아있는 체험을 통해서 선수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선수는 물론 팀의 성장에 있어서도 큰 시너지가 기대됩니다. 세계적인 팀과 지속적인 교류와 경쟁은 한국야구가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될것입니다.

뉴욕 양키스 선발투수 마커스 스트로먼의 친동생인 제이든 스트로먼(왼쪽)과 봉중근 코치. 야구 유망주가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를 곁에 두고 있는 것은 메이저리그를 목표로 하고 있는 야구 꿈나무에게 큰 축복이다. 사진제공 ㅣ 봉중근
제가 현재 가르치고 있는 유망주 중 제이든 스트로먼이라는선수가 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인데 타자와 투수 모두 재능이 출중합니다. 이미 직구 스피드가 155km/h까지 나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선수의 친형이 뉴욕양키스의 선발투수 마커스 스트로먼이라는 점입니다. 야구 유망주가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를 곁에 두고 있는 것입니다. 메이저리그를 목표로 하고 있는 야구 꿈나무에게 이보다 더 큰 축복은 없을 것입니다.
물론 이 경우는 특수한 케이스입니다. 하지만 우리 한국 야구도 곁에서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긍정적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이 필요하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박찬호 선수를 시작으로 현재 한국이 배출한 메이저리거는 올해 진출한 이정후 선수 포함 총 27명입니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하고 한국 야구에 돌아와 노하우를 전수해줄 선수가 더욱 많아져야 합니다.

최근 한화 이글스로 복귀한 류현진 선수는 메이저리그와 한국 야구를 모두 경험한 선수로서 팀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 프로야구에서 도입한 ABS 시스템(자동 볼 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의 경우, 본인이 느낀 문제점에 대해서 먼저 나서서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스포츠동아DB
미국 현지 분위기를 알고 진출하는 것과 모르고 진출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직접적인 훈련 루틴은 물론 팀 문화, 스케줄 관리 등 환경의 변화로 인해서 마주치는 다양한 변수를 사전에 이해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한 후 한국프로야구로 돌아온 류현진, 추신수 선수의 역할이 매우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한국에 돌아와서 투수왕국이었던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서의 경험을 전해주었습니다. 존스몰츠, 그랙매덕스, 톰글래빈 등 메이저리그의 레전드 선수들을 직접 보고 체험한 경험들을 LG트윈스 후배 선수들에게 전해줘 젊은 선수들의 기량 성장에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특히 추신수 선수의 경우, SSG랜더스로 오면서 코칭스태프와의 조화, 후배 선수들을 대하는 선배로서의 품격과 팀을 어우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중추 역할을 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스포츠 특성상 자칫 경직될 수 있는 팀 분위기를 편안한 소통과 기량 발전을 위한 연구, 무엇보다도 서로를 존중하는 원팀 문화로 만들었다는 점은 왜 추신수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야구 선수인지 짐작할수 있게 했습니다.
최근 복귀한 류현진 선수 역시 메이저리그와 한국 야구를 모두 경험한 선수로서 팀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한국 프로야구에서 도입한 ABS 시스템(자동 볼 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의 경우, 본인이 느낀 문제점에 대해서 먼저 나서서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선배로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대표성을 띄고 나설 수 있다는 점 자체가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적 흐름인 빠른 타구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수비에서 펑고 하나에도 빠른 타구에 적응하기 위한 스피드업이 필요하다. 외야 수비를 할 때 사람이 치는 공 스피드보다 더 빠를 수 있도록 머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수비훈련을 하고 있는 키움 선수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수비에서 펑고 하나에도 빠른 타구에 적응하기 위한 스피드업이 필요합니다. 기술적인 관점으로만 보자면 외야 수비를 할 때 사람이 치는 공 스피드보다 더 빠를 수 있도록 머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외야 수비 훈련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야구의 기술은 미국 야구 기술에 비해 절대 뒤쳐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미국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의 포구 폼이나 수비 메커니즘을 높게 평가합니다.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서 파워를 단기간 업그레이드하기는 쉽지 않지만 스피드를 올리기 위한 훈련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제는 이러한 작은 부분의 디테일에 신경 쓸 필요가 있습니다.

IMG아카데미에서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봉중근(왼쪽)이 야구 유망주 제이든 스트로먼(고등학교 2학년)에게 투구폼을 코칭해주고 있다. 뉴욕양키스 선발투수 마커스 스트로먼의 친동생인 제이든 스트로먼은 타자와 투수 모두 재능이 출중해 이미 직구 스피드가 155km/h까지 나온다. 사진제공 ㅣ 봉중근
우선 미국 아마야구 선수의 육성 과정을 널리 알릴 것입니다. 현재 국내 아마야구의 경우, 프로에서의 성공 케이스가 매우 적은 편입니다. 매년 140여 명의 아마야구선수들 중에서 프로야구에서 성공하는 선수는 2~3명뿐입니다. 미국의 아마야구 육성시스템을 통해서 이러한 낮은 성공률을 조금이라도 높여보고 싶습니다.
또한 국제대회와 해외무대에서 체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며 갖춰야 하는 멘탈과 에티튜드, 글로벌 트렌드에 걸맞은기술적 접근 방법을 연구하고 전달할 것입니다.
봉중근 l 전 국가대표 투수 · IMG아카데미 야구 보딩스쿨 코치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