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지사, 기독교계 간담회 개최… 신천지예수교회 대관 취소 후 종교 편향 논란 가중

입력 2024-11-12 10:4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신천지예수교회 “종교 차별” 반발… 공식 사과 촉구
“종교의 자유, 어떤 정치적 이해관계로도 침해할 수 없어”
지난달 30일 신천지예수교회 관계자들이 경기도 수원시 소재 경기관광공사를 방문, 공사의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대관 취소 결정에 항의하는 모습. (사진제공=신천지예수교회)

지난달 30일 신천지예수교회 관계자들이 경기도 수원시 소재 경기관광공사를 방문, 공사의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대관 취소 결정에 항의하는 모습. (사진제공=신천지예수교회)

신천지예수교회의 대규모 행사 대관 취소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와 간담회를 가져 종교 편향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신천지예수교회 측이 종교 차별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기독교계와의 만남은 형평성 논란을 더욱 키울 것으로 우려된다.

◆논란의 중심에 선 기독교계 간담회
김 지사는 지난 11일 수원 도담소에서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연합회원 20여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대북 전단, 오물 풍선,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으로 접경 지역 경기도의 불안이 점증하고 있다”며 종교계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번 간담회는 신천지예수교회 행사 대관 취소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져 그 시기와 의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신천지예수교회 측은 경기도가 임진각 평화누리 대관을 하루 전 갑작스럽게 취소한 것에 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천지예수교회 측 “종교 차별” 반발
신천지예수교회 관계자는 “우리는 나라와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다만 지난 10월 16일 파주시가 위험구역으로 지정됐을 때도, 대관 하루 전인 10월 28일에도 행사 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하다가 갑자기 다음 날 아침,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안보 위협을 이유로 취소 통보를 하니 황당하고 답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신천지예수교회 측은 기독교계의 대관 취소 요청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조치가 종교적 차별에서 비롯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뤄진 김 지사의 기독교계 간담회는 이러한 의혹에 더욱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
경기도는 이번 간담회에 대해 “도내 1만 3000개 교회와 280만 신도의 사회봉사 활동과 지역사회 기여를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대권 도전이 거론되는 김 지사가 종교 편향 논란에 휘말림으로써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장으로서 모든 종교에 대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정 종교계와의 단독 간담회는 자칫 종교 간 갈등을 야기할 수 있으며 행정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경기관광공사는 지난달 29일 신천지예수교회의 ‘종교지도자 포럼 및 수료식’ 대관을 행사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하며 ‘구시대적 종교 탄압’ 논란의 중심에 섰다. 행사는 신천지예수교회와 불교의 한 단체와 공동주최였다.

28일까지만 해도 행사의 전반적 점검을 마쳤고 문제가 없다고 한 경기관광공사가 29일 돌연 대관을 취소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달 28일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가 ‘신천지 대관 취소 촉구 집회’를 했다. 다음 날인 29일 돌연 일방적인 대관 취소가 이뤄졌다. 대관 취소에 대해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는 “김동연 지사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김 지사가 표를 의식한 정치적 판단이 행정의 기본 원칙마저 저버린 게 아니냐는 우려와 반발은 끊이지 않는다.

신천지예수교회 측은 “종교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며 어떤 정치적 이해관계로도 침해할 수 없는 가치”라며 공식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김태현 기자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