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을 앞두고 LG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은 첫 계약 기간 3년 동안 두 번의 통합 우승을 만들었다. 압도적인 성과를 앞세워 재계약에도 성공한 그는 이제 2년 전에 내세웠던 목표를 향해 다시 한 번 더 달려간다. 2026년에도 우승에 도전해 LG 왕조 구축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의지다. 지난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IN 잠실’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염 감독. 뉴시스

2023시즌을 앞두고 LG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은 첫 계약 기간 3년 동안 두 번의 통합 우승을 만들었다. 압도적인 성과를 앞세워 재계약에도 성공한 그는 이제 2년 전에 내세웠던 목표를 향해 다시 한 번 더 달려간다. 2026년에도 우승에 도전해 LG 왕조 구축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의지다. 지난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IN 잠실’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염 감독. 뉴시스


“쉬는 날이 진짜 없어요(웃음).”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57)은 11월 들어 정규시즌보다 더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LG는 지난달 31일에 끝난 한화 이글스와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서 4승1패의 성적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23년 이후 2년 만의 통합 우승. LG 구단 역사상 4번째 별을 따낸 염 감독은 축승회를 시작으로 언론사 인터뷰, 방송 출연 등 여러 일정을 차례대로 소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저서 ‘결국 너의 시간은 온다’까지 출간되면서 염 감독의 시곗바늘은 더 빨리 돌아가게 됐다.

염 감독은 “쉬는 날이 진짜 없다. (이천 마무리캠프) 훈련 다녀와서 하루를 쉬는데, 그 하루에 다른 모든 일정을 맞춰서 소화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염 감독은 2023시즌을 앞두고 LG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계약 첫 해에 통합 우승을 이뤄냈다. LG는 29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역사를 썼다. 2024년에는 정규시즌 3위를 차지했고, 올해는 다시 통합 우승을 이뤄냈다. 그는 계약 기간 동안 팀을 매 시즌 포스트시즌(PS)에 올려놓았다.
17일 잠실구장 감독실에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염경엽 LG 감독. 사진제공|LG 트윈스

17일 잠실구장 감독실에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염경엽 LG 감독. 사진제공|LG 트윈스


“감독으로선 최고의 결과물을 만든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염 감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아쉬움은 있다. 생각했던 만큼 육성이 이뤄지지 않았던 2024년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고 대답했다.

염 감독은 2023년 통합 우승 뒤 다음해 목표로 ‘LG의 왕조 구축’을 내세웠다. 그러나 2024년을 3위로 마치면서 염 감독의 계획은 무산됐다. 이 때문에 염 감독에게는 2년 만에 달성한 올해 통합 우승이 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왕조를 향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염 감독은 “내 머리 속에서는 벌써 2026년이 돌아가고 있다. 올해 좋은 활약을 한 선수들의 연속성, 불펜 강화를 위한 새 얼굴들의 등장 등을 생각하고 있다. 내년 스프링캠프를 데려갈 자원들도 얼추 구성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144경기 체제에서 왕조 구축이 가능한가”라고 묻자 염 감독은 “가능하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단, 전력 유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성적을 낸 선수들이 빠져 나간 다음에 어린 선수들이 성장을 하는 건 ‘메우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모든 팀은 전력 유출이 발생하면 대안을 만든다. 하지만 대안이 약하면 결국 흔들리게 된다. 흔들림은 팀의 약점이 된다. 약점, 실패 가능성 등을 최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중요한 건 결국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서는 베테랑들이 기둥 역할을 하면서 어린 선수들을 끌어줘야 한다. 이를 통해 성장한 어린 선수들이 그 밑에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17일 잠실구장 감독실에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염경엽 LG 감독. 사진제공|LG 트윈스

17일 잠실구장 감독실에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염경엽 LG 감독. 사진제공|LG 트윈스


LG 구단은 왕조를 목표로 내세우는 염 감독에게 확실한 힘을 실어줬다. 그는 올 시즌을 마친 뒤 LG와 3년 총액 30억 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염 감독은 21세기 들어 LG 지휘봉을 잡은 감독들 가운데 최초로 재계약에 성공했다. 소위 ‘독 든 성배’란 말조차 염 감독 앞에선 예외였다.

그는 “올해를 시작하면서 ‘LG에서 승부를 본다’라는 생각을 가졌다. 그렇게 아예 마음을 정하고 시즌을 치렀던 게 오히려 나에게 여유를 만들어줬다. 그런 부분들이 마지막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LG라는 팀에서 최근 감독 재계약이 없었기에 내가 최초로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미소를 보인 염 감독은 “올해는 결과가 따라줘 원하는 바를 다 이룰 수 있었다. 응원해주는 팬들과 구단에 다시 한번 더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다음 시즌도 잘 준비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잠실|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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