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대구 감독(앞)이 30일 대구아이엠뱅크파크에서 열린 안양과 K리그1 최종 38라운드 홈경기에서 2-2로 비겨 팀의 강등을 막지 못한 뒤 팬들 앞에서 눈물을 쏟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김병수 대구 감독(앞)이 30일 대구아이엠뱅크파크에서 열린 안양과 K리그1 최종 38라운드 홈경기에서 2-2로 비겨 팀의 강등을 막지 못한 뒤 팬들 앞에서 눈물을 쏟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김병수 대구 감독이 30일 대구아이엠뱅크파크에서 열린 안양과 K리그1 최종 38라운드 홈경기에서 2-2로 비겨 팀의 강등을 막지 못한 뒤 허탈해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김병수 대구 감독이 30일 대구아이엠뱅크파크에서 열린 안양과 K리그1 최종 38라운드 홈경기에서 2-2로 비겨 팀의 강등을 막지 못한 뒤 허탈해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결과(강등)를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김병수 대구FC 감독(55)은 30일 대구아이엠뱅크파크에서 열린 FC안양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최종 38라운드에서 2-2로 비겨 강등이 확정된 뒤 눈시울이 붉어졌다. 올해 5월 29일 소방수로 부임해 대구의 9년 연속 잔류를 위해 분투했지만 10년만의 K리그2행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구는 7승13무18패(승점 34)를 기록해 최하위(12위)에 머물며 10위 수원FC(11승9무18패·승점 42)와 11위 제주 SK(10승9무19패·승점 39)에 밀려 다이렉트 강등 열차를 탔다.

대구는 시즌 최종전까지 7경기 무패(2승5무)를 달리며 생존의지를 보였지만 거기까지였다. 애초 경기 전 안양을 무조건 꺾은 뒤, 제주가 울산 HD에 패해야 11위 자리를 꿰찰 수 있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왼쪽 무릎 부상을 입은 에이스 세징야(브라질)가 주사치료와 물리치료를 받으며 약 4주만에 출전하는 초강수까지 띄웠다. 그러나 승리를 거머쥐지 못했고, 제주가 같은 시간에 열린 울산전에서 후반 막판 결승골을 기록해 1-0으로 이기며 잔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경기 초반 2골을 내주긴 했지만 선수들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빨리 수습한 뒤 잘 쫓아갔다. 그러나 경기 막판 제주의 골 소식을 들은 뒤 ‘이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는 생각만 들었다.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린 순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재정비해 내년에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방법 밖에 없다. 팬들께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리를 향해 가족같은 사랑을 보내주셨는데 믿음에 응답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선 대구가 이번 겨울 어떤 행보를 보일지 점치기 어렵다. 보통 시도민구단들은 강등되면 시 지원금이 줄고 주축급 선수들이 K리그1 구단으로 이적하기 마련이다. 소방수로 투입된 사령탑도 옷을 벗는 경우가 많다.

김 감독은 자신의 향후 거취에 대해 “지금 제가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구단과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 전력 보강 등 전반적인 내년 계획도 마찬가지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대구와 함께 내년에 K리그1 복귀를 그리고 싶다는 바람이 크다. 김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 앞서 홈 관중석을 찾아가 메가폰을 잡고 “여러분과 우리 선수들이 있어 정말 행복했다. 이 도전이 너무 두렵고 힘들었지만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결과를 내지 못했지만 선수들과 팬들이 보여준 마음에 감동했다”며 “우리가 실패했지만 못난 사람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노력해서 내년에 반드시 다시 일어나겠다”고 눈물을 쏟으며 말했다. 이에 팬들은 ‘괜찮아’를 외치며 김 감독을 향한 격려와 지지를 보였다.

김 감독은 “부임 초반 대구가 굉장히 부진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선수단 분위기와 개개인의 컨디션 모두 시즌 막판엔 매우 좋았다”며 “이렇게 팀이 바뀌는 과정을 지켜봐 주신 팬들께 감사드리면서도 성적에 대해선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저 감사함과 죄송함뿐이다”고 밝혔다.

대구│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대구│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