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위치에서 또 만나자”…생애 첫 MLB 입성·WC 출전 목표, 양대 프로스포츠 톱클래스들의 유쾌한 만남

울산 이동경(왼쪽)과 키움 송성문이 2일 ‘2025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서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둘은 수상의 기운을 이어 세계 무대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하고자 한다.｜박정현 기자

양대 프로스포츠 톱클래스들이 만나 더 큰 도약을 약속했다.

송성문(29·키움 히어로즈)과 이동경(28·울산 HD)은 2026년을 향한 부푼 꿈을 안고 있다. 송성문은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나서고, 이동경은 월드컵 출전에 도전한다. 두 선수의 커리어에서 최초 도전이다. 

송성문과 이동경은 각각 올해 KBO리그와 K리그1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송성문은 생애 첫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고, 리그 3루수 수비상을 따내며 최고의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동경은 김천 상무와 울산서 13골·12도움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썼다.

둘은 동료 선수에게 활약상을 인정받아 2일 열린 ‘2025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서 각각 프로야구 부문, 프로축구 부문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수상의 기운을 내년에도 이어가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고 한다.

이번 시상식에서 처음 만난 송성문과 이동경은 어색한 듯 낯을 가렸지만, 이내 국군체육부대(상무) 출신이라는 공통점으로 말문을 열었다. 송성문은 “전진우(26·전북 현대)와 동기였다”고 말했고, 이동경은 “김재웅(27·키움)과 함께 군 생활을 했다”고 웃었다. 

송성문과 이동경은 종목은 다르지만, 서로의 활약상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최고의 위치까지 오르기가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서로의 마음을 헤아렸다. 그동안 해왔던 노력을 언급하며 “자기가 하는 만큼 돌아온다”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둘은 20대 초중반 주전 도약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지금은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겨루고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송성문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MLB 입성을 노리고, 이동경은 월드컵과 유럽무대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하려 한다.

송성문이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던 이동경에게 먼저 조언을 구했다.

이동경은 “언어 습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송성문 선수는 좋은 실력을 갖추고 있기에 팀에 잘 융화된다면, 더 좋은 모습이 나올 것 같다”며 “나는 성격이 소심했지만, 송성문 선수는 성격이 밝아 해외 진출을 해도 정말 잘할 것 같다”고 격려했다. 이어 “나 역시 축구 선수로서 기회가 된다면, 유럽 리그에 도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경 선수는 나보다 더 대단한 커리어를 지녔다”고 말한 송성문은 “운동선수라면 세계 최고 무대서 자신을 시험하고 싶다. 모두 같은 마음이다. 해외진출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이다. 서로 잘돼 더 높은 위치에서 또 만났으면 한다”고 다시 만날 날을 기다렸다.

박정현 기자 pjh60800@donga.com


박정현 기자 pjh608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