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청룡영화상 방송 캡처

KBS 청룡영화상 방송 캡처


‘무관’에도 불구하고 화제성은 ‘역대급’이다. 

청룡영화상 이후 배우 박정민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남우주연상 부문 후보에 올라 무관에 그쳤지만 시상식이 막을 내린지 몇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수상자보다 뜨겁고 지속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박정민 신드롬’의 도화선은 지난달 19일 열린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가수 화사와 함께한 깜짝 무대였다. 화사의 ‘굿 굿바이’ 뮤직비디오에서 이별한 연인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던 박정민은 축하무대를 지켜보던 중 화사에게 다가가 빨간 구두를 건넨 뒤 함께 짧게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화사를 바라보는 박정민의 따뜻한 눈빛과 섬세한 움직임은 곧바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 해당 무대의 파급력은 수치로도 입증됐다. 해당 무대를 담은 공식 유튜브 영상은 2주 만에 조회수 290만 회를 돌파했다. 박정민 클로즈업 쇼츠 영상도 각종 채널에서 쏟아져 나오며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화사 ‘굿 굿바이’ 뮤직비디오 캡처

화사 ‘굿 굿바이’ 뮤직비디오 캡처

이러한 폭발적인 관심으로 인해 화사의 원곡 뮤직비디오 영상 조회수까지 폭등했고, 화사의 ‘굿 굿 바이’는 발매 한 달 만에 국내 주요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후폭풍은 예상치 못한 서점가로까지 번졌다. 박정민이 2019년 출간한 에세이 ‘쓸 만한 인간’ 오디오북이 최근 대형 온라인 서점 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예스24에 따르면 박정민이 직접 낭독한 해당 오디오북의 판매량은 청룡영화상 이후 20배나 급증했으며, 절판된 종이책의 중고가는 최대 9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관심은 과거 필모그래피까지 소환했다. 각종 유튜브 채널과 SNS에는 박정민의 과거 출연작 하이라이트 및 인터뷰를 재편집한 영상들이 쏟아졌다. 이와 맞물려 최근 넷플릭스까지 공식 SNS에 ‘시상식 보다가 여기까지 왔다’라는 재치 있는 글과 함께 박정민이 주연한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의 하이라이트 숏츠 영상을 재업로드해 눈길을 끌었다.

배우 본연의 매력이 재조명되며 박정민이 주연을 맡아 2일 개막한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의 티켓 예매도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소설 ‘파이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이번 연극은 박정민이 2017년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8년 만에 택한 연극 복귀작이다. 박정민은 화물선 사고로 구명보트에 홀로 남아 벵골호랑이와 227일간 표류한 주인공 파이 역을 맡는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