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에선 FIFA가 포르투갈 호날두의 퇴장을 놓고 징계 유예라는 유례없는 특혜를 줬다는 비판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AP뉴시스

축구계에선 FIFA가 포르투갈 호날두의 퇴장을 놓고 징계 유예라는 유례없는 특혜를 줬다는 비판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AP뉴시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포르투갈)가 2026북중미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도중 저지른 비신사적 퇴장을 놓고 ‘징계 유예’라는 전무후무한 특혜를 준 것에 대해 축구계의 비판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스포츠키다’는 4일(한국시간) 호날두를 향한 FIFA의 특혜를 놓고 축구계 종사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취합해 보도했다. 대다수 종사자들이 호날두가 여전히 축구계의 아이콘이자 북중미월드컵의 주요 흥행 카드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FIFA가 공정하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고 입을 모았다.

아스널(잉글랜드) 레전드 레이 팔러는 FIFA가 호날두의 징계를 유예해준 결정을 놓고 ‘다른 선수들의 출전 정지 처분도 모두 해제해줬어야 공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팔러는 “나는 호날두를 정말 좋아한다. 축구계에 정말 놀라운 영향을 줬고, 프로로서 태도도 훌륭하다. 그러나 상대의 몸을 팔꿈치로 가격한 건 징계가 불가피했다”며 “FIFA가 그에게 준 징계유예 기간은 사실상 1년인데, 이는 한 선수가 은퇴해도 이상할 게 없는 기간이다. 논쟁의 여지를 주지 않으려면 애초에 호날두에게 특혜를 주지 말았어야 했다. 규칙은 규칙 아닌가”라고 말했다.

전 첼시(잉글랜드) 선수인 크레익 벌리는 FIFA가 돈에 눈이 멀어 호날두의 징계를 유예했다는 과격한 워딩까지 사용했다. FIFA가 스스로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벌리는 “FIFA는 앞서 클럽월드컵의 개편, 월드컵의 출전국 확대 등을 통해 돈 욕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줬는데, 호날두의 징계유예로 역시 이같은 기조를 이어갔다. 이번 조처는 축구계에 ‘엄청난 스타플레이어는 퇴장시키지 마라’라는 메시지만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폭력 행위로 퇴장당하면 무조건 3경기 출전 정지 징계가 원칙인데, 이 중 2경기는 조건부 면제라는게 이해되지 않는다. FIFA가 어떤 변명을 늘어놓더라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고 덧붙였다.

호날두는 지난달 14일 아일랜드와 북중미월드컵 유럽예선 조별리그 F조 9차전 원정경기(0-2 패) 후반 14분 팔꿈치로 상대 수비수 다라 오셰이의 옆구리를 가격해 퇴장당했다. FIFA 규정상 팔꿈치 가격은 ‘폭력행위’로 보통 3경기 출전정지가 내려진다. 그러나 FIFA는 그가 첫 퇴장 징계를 받았다는 사실을 고려해 ‘1경기 출전정지-2경기 출전정지 유예’라는 해괴한 조처를 내렸다. 또, 그가 직후 경기인 16일 아르메니아전(9-1 승)에 결장한 것을 놓고 이미 1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마쳤다고 해석해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출전에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