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스마트한 쇼핑 경험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가상현실로 실제 백화점 매장을 둘러보는 듯한 경험을 주는 더현대닷컴의 ‘VR스토어’(위)와 롯데백화점이 분당점에 도입한 카트 없는 쇼핑 서비스 ‘스마트 쇼퍼’의 바코드 스캐너. 사진제공|현대백화점·롯데백화점
이마트 모바일 상품정보·스캔배송
더현대닷컴 가상현실 스토어 개설
장바구니가 없는 쇼핑 시대가 열릴까.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카트나 장바구니 없이 물건을 구입하고 배달받는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대형마트들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쇼핑 서비스를 내놓은데 이어, 백화점도 관련 기기와 서비스를 선보이며 가세했다. 장바구니 없는 쇼핑은 이미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생필품 취급을 강화하면서 확산됐다. 이제는 여기에 더해 직접 제품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소비자들까지도 장바구니 걱정 없이 쇼핑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SK텔레콤과 손잡고 업계 최초 분당점에 카트 없는 쇼핑이 가능한 ‘스마트 쇼퍼’ 서비스를 도입했다. 소비자들은 16cm 막대 형태의 쇼핑 전용 바코드 스캐너로 식품매장의 상품을 스캔한 뒤 전용 키오스크에서 결제하면 원하는 날짜, 원하는 장소로 상품이 배송된다. 스캐너엔 이벤트 상품 근처에서 음성이나 진동으로 관련 내용을 안내하는 기능도 내장하고 있다. 스마트 쇼퍼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사전에 롯데멤버스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식품 매장 입구에 설치된 스캐너 진열대에서 회원카드를 인식한 뒤 스캐너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상품을 직접 보고 선택하면서도 직접 상품을 가져가야 하는 불편함을 없앤 것이 서비스의 특징이다. 이는 유모차를 가진 영유아 부모나 퇴근 후 쇼핑하는 오피스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고객 등에게 편리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 플랫폼 입장에선 매장의 공간 활용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
이러한 강점 때문에 대형마트에선 이미 스마트폰을 활용한 비슷한 서비스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이마트는 지난 5월부터 전점에서 이마트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상품정보와 스캔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소비자들은 가격표의 QR코드를 인식해 상품에 대한 각종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할인쿠폰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또 가구와 양곡 등 부피가 크고 무거워 직접 구매가 꺼려지는 상품을 대상으로 바코드 스캔만으로 집까지 배송해 준다. 이마트 앱 ‘스캔하고 바로배송’을 이용해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의 바코드를 스캔한 뒤 계산대에서 휴대전화 상의 바코드로 바로 계산이 가능하다. 배송 일자는 별도의 전화통화로 조율이 가능하다. 롯데마트도 올해 초 모바일 앱으로 상품 바코드를 스캔한 뒤 장바구니에 모인 상품을 결제하면 집에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카트 없는 쇼핑 ‘스마트 스캔’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최근엔 가상현실(VR)로 쇼핑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시도도 있다. 더현대닷컴이 사이트 내에 오픈한 ‘VR스토어’가 그것이다. VR 기술을 적용한 가상 백화점으로 실제 오프라인 매장을 그대로 옮겨 백화점에 가서 직접 쇼핑하는 것 같은 현실감을 제공한다. 더현대닷컴은 일부 매장에 우선 도입한 뒤 2019년엔 백화점을 통째로 옮긴 VR백화점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