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배럴당 68달러 넘어…국내 정유4사, 실적 회복 기대

입력 2021-03-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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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와 정제마진이 상승하면서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딛고 흑자전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울산시 남구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정제마진 2달러대 상승…1분기 흑자전환 전망

지난해 코로나로 -1.5달러까지 하락
美텍사스 한파로 국제 유가 상승
꾸준히 수익성 이어질지는 미지수
국내 정유사 “항공유 수요가 관건”
미국 텍사스 지역을 강타한 한파로 인해 공급 차질이 빚어지며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정제마진 역시 전년대비 상승하며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1분기 실적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한 충격으로 5조 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유가상승, 정제마진 회복…호실적 기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원유 수입 의존도가 가장 높은 중동산 두바이유의 가격은 2월 8일 기준 배럴당 59.80달러에서 3월 8일 기준 68.32달러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 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4일 사실상 감산조치를 이어간다고 발표한 것도 유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정제마진 회복도 정유사의 실적 개선을 돕고 있다. 정유업체들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후 생산되는 휘발유, 항공유, 등유, 경유 등의 석유 제품을 판매해 수익을 낸다. 석유제품 판매 수익에서 원유 수입비용과 설비 운영비, 운반비 등을 차감해 남은 수익이 정제마진이다. 때문에 정제마진이 오르면 수익성이 개선된다.

정제마진(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기준)은 지난해 2월 기준 0.4달러까지 떨어지며 정유사의 적자 규모를 키웠다.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밑돌면 정유사들은 제품을 판매할수록 손해를 본다. 다행히 정제마진은 2020년 연말부터 1달러 대를 회복했고, 올해 3월에는 2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적개선이 지속될지는 미지수

그렇다면 정제마진의 손익 분기는 얼마일까. 흔히 정제마진 손익 분기가 4달러 수준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을 기준으로 하는 보편적 기준일 뿐이다. 각 정유사의 실제 정제마진 손익분기는 업체마다 다르며 “외부로 공개할 수 없는 대외비”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의 1분기 실적 개선은 정제마진이 회복된 면도 있지만, 텍사스 한파로 인한 생산 차질로 휘발유 정제마진이 좋아진 것이 업황 회복을 도왔다”며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1∼2월 싼 가격에 매입한 유종의 재고평가이익이 올라간 것도 1분기 흑자전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적인 실적 개선이 꾸준하게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이 근본적으로 개선되려면 제품의 수요가 많아져서 가격이 상승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관건은 비행기가 자유롭게 뜨느냐다. 국내 정유업계에서 항공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다. 이 비중도 물론 중요하지만 비행기가 뜬다는 것은 이동이 자유로워진다는 뜻이고, 석유연료 수요는 거의 대부분 이동수단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들어 수요가 회복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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