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e커머스 공룡 탄생 초읽기”

입력 2021-06-16 18: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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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으로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네이버 연합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신세계 통큰 베팅. 초대형 e커머스 탄생하나

신세계-네이버 연합, 이베이코리아 인수 유력
신세계 “본입찰 참여, 계속 논의 중”
롯데, 인수가 1조 적어. 패배 인정
이베이 인수 시, 신세계 업계 2위
SSG닷컴 오픈마켓 보완 등 전망
자체 물류망 미보유, 극복 과제로
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으로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네이버 연합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초대형 e커머스(전자상거래) 공룡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신세계 이마트는 16일 오후 “이베이코리아 지분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해 이베이와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현재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이베이코리아 매각 절차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현재까지 통보받은 내용이 없다”고 했다. 이베이코리아의 고위 관계자 역시 “매각과 관련해 미국 본사로부터 아무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이베이 본사가 15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었고 본입찰에서 경쟁한 롯데쇼핑이 패배를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롯데보다 1조 원 가량 많은 4조 원 중반대의 인수가를 제시한 신세계와 네이버 연합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자로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롯데쇼핑 측은 “인수 검토 결과 당초 기대보다 당사와의 시너지가 크지 않고, 인수 후 추가 투자 및 시장 경쟁 비용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 관점에서 이수 적정 금액을 산정했다”며 “아쉽지만 이커머스 시장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가치 창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사실상 패배를 인정했다.

신세계, 쿠팡 제치고 e커머스 2위로

업계 전망대로 신세계와 네이버 연합이 이베이코리아를 최종 인수하면 국내 e커머스 업계의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G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거래액은 20조 원이다. 네이버(27조 원), 쿠팡(22조 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신세계의 e커머스 플랫폼인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3조9000억 원 수준이다. 이베이코리아와 SSG닷컴 거래액을 합치면 23조9000억 원으로 쿠팡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서게 된다. 여기에 컨소시엄을 구성한 네이버까지 합치면 거래액 약 50조 원 이상의 외형을 갖춘 초대형 e커머스 연합이 탄생하게 된다.
다만 이 경우 지난해 국내 e커머스 거래액인 161조 원의 3분의 1 수준인 만큼 사실상 과점 사업자의 출현이라는 논란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신고 과정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가 관전포인트

이번 인수는 신세계가 기존 유통 강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최후의 한 방’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간 신세계는 오프라인 영역에서는 강점을 보여 왔지만 온라인 부문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갔고,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국내 e커머스 시장 판도를 결정지을 ‘게임 체인저’이자 반전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 것이 통큰 베팅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향후 관전포인트는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를 통한 경쟁력 확보로 압축된다. 이에 SSG닷컴의 외연 확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SSG닷컴은 기존 그룹 계열사 위주의 상품을 팔던 것에서 벗어나 최근 외부 판매자 제품도 판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 서비스를 도입했다. 오픈마켓의 원조격인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이베이코리아가 보유한 30만 명의 입점상인과 2억 개 상품군, 20년 간 쌓아온 소비자 데이터베이스등을 이용해 SSG닷컴의 오픈마켓을 보완할 전망이다.

SSG닷컴은 최근 패션 플랫폼 W컨셉을 인수하는 등 기존의 식품에 편중된 구조를 바꾸고 종합 온라인몰로 나아가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거금을 들여 인수했다가 악화된 재무 상태를 감당하지 못하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기도 한다. 4조 원이라는 투자액이 저렴한 금액이 아닌 데다 자체 물류망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유형자산이 다소 부족하다는 이베이코리아의 약점은 향후 신세계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편 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으로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네이버 연합이 유력하게 거론되자 16일 이마트와 네이버 주식이 강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이마트는 전 거래일보다 3.42% 오른 16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네이버는 전 거래일보다 1.03% 오른 39만1000원에 마감하면서 전날 카카오에 내준 시가총액 3위 자리를 하루 만에 탈환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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