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투자 붐…두산 이어 SK·GS·삼성도 ‘베팅’

입력 2022-06-29 0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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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해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미래 먹거리’ 원전에 꽂힌 기업들

두산에너빌리티, 협력사 상생 강화
SK㈜·SK이노 ‘차세대 SMR’ 협력
GS에너지-삼성물산-美 기업 맞손
SMR 발전소 건설·운영 머리 맞대
원전이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원자력공장을 직접 방문하면서부터다. 두산에너빌리티 외에도 SK, 삼성, GS 등도 원전 투자에 나서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 원전 협력업체 의견 청취

윤 대통령은 22일,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제작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의 경남 창원 원자력공장을 방문했다.

이날 방문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두산에너빌리티 협력회장 정순원 화신볼트산업 대표를 비롯한 원전산업 협력사 대표 20여 명이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신한울 원전 3·4호기 사업 중단으로 제작이 멈춰 있는 기자재 적재장이었다. 이곳에는 신한울 3·4호기용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원전 주기기 주단 소재들이 그대로 보관돼 있다. 원자력공장 내부에서는 신고리 원전 6호기에 공급할 예정인 원자로헤드를 관심있게 살펴봤다.

이후 단조공장을 찾아 세계 최대 규모의 1만 7000톤 프레스 등을 살펴봤다. 1만 7000톤 프레스는 두산에너빌리티가 2014년 당시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발맞춰 한국형 초대형 원전 주기기 제작 수요 증가에 대비해 약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2017년 도입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공장을 둘러본 뒤 두산에너빌리티를 중심으로 경남 창원 지역 등에 위치한 20여 원전 부품기업 대표들과 원전산업 협력업체 간담회를 가졌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이영 중기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원전 생태계 지원방안과 관련 중소기업 금융 지원방안을 약속했다.


●박지원 회장, 원전협력사 상생안 발표

두산에너빌리티 박지원 회장은 원자력 사업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일감지원 ▲금융지원 ▲기술경쟁력 강화 지원 ▲미래 먹거리 지원 ▲해외진출지원 등을 담은 ‘원전 협력사 5대 상생방안’을 발표했다.

일감지원을 위해 두산에너빌리티는 신한울 3·4호기가 재개되면 협력사에 제작 물량을 조기 발주하는 한편 선금 지급 등을 통해 사업정상화를 돕고 5년 이상 장기공급계약제도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지원 방안으로는 현재 240억 원의 동반성장펀드 규모를 840억 원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협력사 미래 먹거리 지원을 위해 국내외 소형모듈원전 제작 물량을 확보해 기자재 공급망을 구축하고,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원전 연계 수소설비사업에도 공동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관계자는 “대한민국이 UAE에 수출한 한국형 대형원전인 APR 1400의 주기기를 비롯해, 지난 40여 년간 국내외 원자력발전소에 원자로 34기, 증기발생기 124기를 공급해 오면서 원전 주기기 제작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 SK, GS도 원전 사업에 투자


원전 사업에 주력하던 두산에너빌리티 외에도 SK, 삼성, GS 등도 원전 투자에 나서며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SK㈜·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 빌게이츠가 설립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인 테라파워와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차세대 SMR이란 기존 대형원전보다 발전 용량과 크기를 줄인 500메가와트(MW)급 이하의 원전이다. 복잡한 안전장치 없이 자연 순환 방식의 피동형 냉각이 가능해 높은 안전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설치와 운영에 드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SMR은 장기적으로 탄소 중립을 해결할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SK는 테라파워의 차세대 SMR 기술 및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역량과 SK의 사업 영역을 연계해 다양한 사업협력 기회를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와 테라파워와의 공동 기술개발 협력은 국내 원전 관련 기업의 SMR 핵심 기술 확보와 차세대 원전 운영 등 관련 산업 육성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GS에너지와 삼성물산도 두산에너빌리티와 함께 지난 4월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세계 SMR 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사업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한 MOU를 체결하며 원전사업에 진출했다. GS그룹의 발전소 운영능력,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력발전 기자재 공급능력, 삼성물산의 발전소 시공역량이 뉴스케일파워의 SMR 기술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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