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14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MBK파트너스(이하 MBK)에 출자한 자금이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투입되지 못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과 정부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격화를 예의주시한 가운데 국민연금도 추후 이와 관련한 논란의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는게 재계 해석이다. 하지만 MBK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측은 이와 관련한 확인이 안된다는 반응이다.
14일 재계와 금융권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은 MBK의 6호 바이아웃 펀드에 출자한 자금 중 수백억원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프로젝트에 투입되지 못하도록 MBK측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조원 규모로 조성 중인 MBK의 6호 바이아웃 펀드는 현재 MBK측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자금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6호 바이아웃 펀드엔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핵심 출자자(LP)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계 자본도 일부 포함돼 있으며 국민연금도 약 3000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연금은 이 가운데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투입될 수백억원을 해당 용처에서 제외해 달라고 통보한 것이다.
하지만 재계와 시장에 도는 이 같은 설에 대해 MBK측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MBK 관계자는 “국민연금으로부터 그런 통보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측은 즉답을 피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개별 종목에 대한 건이어서 확인이 안된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격화 국면에서 국민연금의 출자금 관련 의중이 중요한 건 국민연금은 현재 고려아연 지분 7.83%를 들고있는 핵심 주주이기 때문이다. MBK·영풍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이 현재 박빙의 상태에서 진행중인 공개매수가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사회 장악을 위한 표 대결까지 갈 경우 7.83%를 쥔 국민연금의 선택이 관건이다.
일각에선 정치권과 금융당국 등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심각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이 출자금 관련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국민연금의 자금 운용에 있어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강조하는 ‘MBK 방지법’(국민연금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금융감독원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과열 양상에 대해 경고하면서 불공정거래 조사에 착수했다.
안덕근 산업자원부 장관은 지난 7일 국감에서 “고려아연은 국가 기간산업이고, 고려아연이 가진 제련 기술은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 상당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기업과 협의해 향후 국가핵심기술 지정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야권은 오는 18일 예정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서 국민연금 자금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투입에 관해 집중 질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MBK 방지법을 대표 발의한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지난 7월 MBK가 국민연금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것에 대해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이 우리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사모펀드에 돈을 맡기는 것은 책임투자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