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홀릭]김혜성,그가변했다‘미소년->열혈남->동성애자’

입력 2008-03-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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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 5년 2003년 불어 닥친 얼짱 열풍 이후 우리 앞에는 새로운 스타들이 나타났다. 이른바 얼짱 스타. 1세대 얼짱 박한별, 구혜선, 남상미. 2세대 얼짱 김옥빈, 배슬기, 이연희. 그리고 김혜성과 강은비. TV나 영화가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먼저 얼굴을 알린 이들의 등장은 기존 스타 시스템의 판도를 뒤흔들어 놓았다. 얼짱 스타들은 방송국 공채시험이나 신인배우 오디션, 또는 연예기획사의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발굴된 것이 아니라, 대중문화의 최종 수용자인 관객과 시청자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스타이기 때문이다. 그 후로 5년. 아직 10대에 머물러있던 소년 소녀들은 이제 20대의 어엿한 청년이 되었다. 그동안 TV와 영화로 진출한 얼짱 스타들은 모두 통과의례처럼 연기력 논란을 겪었다. 그들 이후로도 많은 얼짱들이 연예계의 문을 두드렸지만 더이상 대중들의 관심을 얻지 못했다. ○김혜성, 나는 나를 프로듀싱한다. 김혜성은 데뷔도 하기 전에 이미 팬카페의 회원수가 10만명이 넘는 얼짱 스타였다. 2004년 부산에서 서울로 상경한 김혜성은 영화 ‘제니 주노’로 데뷔했다. 모든 게 예쁘게만 포장된 그 영화에 얼짱 스타의 출연은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졌다. 그런데 김혜성의 다음 작품은 하드보일드 액션영화 ‘폭력서클’이었다. 그의 손에는 핏물이 흐르는 도끼가 들려있었다. 이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린 김혜성은 최근 김조광수 감독의 동성애를 소재로 한 단편영화 ‘소년, 소녀를 만나다’를 촬영중이다. 하드보일드 액션부터 동성애 까지, 그저 얼굴이 귀여운 얼짱스타가 아니라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해 조금씩 연기의 폭을 넓혀나가는 김혜성을 지난 29일 서울시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얼짱 스타라는 수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얼짱이라는 타이틀이 내게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연기자 김혜성이 아니라 단지 얼굴만 예쁘장한 김혜성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은 아쉽다. 하지만 그건 내 스스로 극복해야할 숙제다.” -하드보일드 액션영화 ‘폭력서클’의 출연은 의외였다. “‘제니 주노’의 아역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던 중 ‘폭력서클’의 시나리오를 읽고 망설임 없이 박기형 감독님을 찾아가 오디션을 봤다. 한때 얼짱이라는 타이틀에 안주했지만, ‘폭력서클’ 이후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폭력서클’과는 정 반대의 모범생 역할이다. “사실 내 성격은 민호보다 정일우가 연기한 윤호에 가깝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어떤 역할이든 내 자신이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했다. 거의 1년 가까이 매일 촬영을 하면서 스스로 연기가 조금씩 나아지는 게 느껴졌다.” -‘소년, 소년을 만나다’는 동성애를 소재로 한 단편 영화다. 부담은 없나? “한 마디의 대사도 없이 눈빛과 표정만으로 연기해야 한다는 점이 어렵다. 하지만 배우로서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망설임 없이 출연했다. 사실 김조광수 감독님은 내가 안할 줄 알았다고 하셨다. 노개런티였기 때문에 (웃음).”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지금은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 딱 그 생각 밖에 없다. 배우로서의 첫째는 연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더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고 더 많은 웃음과 울음을 줄 수 있다. 요즘은 연기를 하는 게 행복하다.” 허남훈기자 noi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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