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메가폰’안방으로향한다

입력 2008-04-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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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박흥식감독, SBS서드라마연출…장진·장항준도노크
스크린의 감독들이 안방극장으로 몰려온다. 영화를 통해 관객과 호흡했던 유명 감독들이 잇달아 TV 드라마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영화 ‘인어공주’의 박흥식 감독을 비롯해 ‘박수칠 때 떠나라’의 장진 감독, ‘라이터를 켜라’의 장항준 감독 등 평단의 호평과 함께 마니아팬을 몰고 다니는 스크린의 명장들이 길게는 16부작, 짧게는 4부작짜리 드라마로 안방극장 시청자를 찾아 나섰다. 먼저 박흥식 감독은 6월 첫째 주부터 SBS에서 방영되는 16부작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 연출을 맡았다. 최강희 이선균 지현우가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는 작가 정이현 씨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 3월 초 사전 제작에 돌입한 박 감독은 제작진 모두를 영화 스태프로 꾸려 화제를 모았다. 촬영 감독은 영화 ‘오아시스’ ‘황진이’의 최영택 감독이, 극본은 영화 ‘인어공주’의 시나리오를 집필한 송혜진 작가가 맡았다. 영화 제작자이자 감독·시나리오 작가로서 명성이 높은 장진 감독은 케이블 채널 OCN과 수퍼액션을 통해 4월1일부터 TV 영화 ‘유 턴’(U-Turn)을 방영하고 있다. 회당 5분씩 4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단편 영화 형식의 이 작품에는 배우 소지섭과 류덕환이 출연, 눈길을 끌고 있다. 장항준 감독은 영화 ‘최강 로맨스’의 김정우 감독과 손잡고 4월 중순 케이블 채널 OCN을 통해 각각 2편씩 모두 4편의 TV 영화를 선보인다. 두 감독은 ‘무비 배틀’이란 제목 아래 4개 작품에 대한 온라인 인기투표를 실시, 승자를 가리는 독특한 방식을 실험할 예정이다. 영화감독의 안방극장 공략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 총괄 프로듀서인 CJ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사업 팀 박지영 PD는 “극장과 TV라는 대중과의 접점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 사실 영화와 드라마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란 점에서 같다”고 설명했다. 박 PD는 “미국과 일본의 경우 영화감독이 TV 드라마를, 드라마 감독이 영화를 찍는 ‘연출의 탈장르화’가 보편화됐다”며 “국내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에 더욱 가속이 붙을 것”이라고 전했다. 영화감독들이 생경한 TV 드라마에 관심을 갖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박 PD는 소재와 이야기의 길이에서 오는 차이가 결정적 요인이라고 밝혔다. 박 PD는 “영화로 풀기에 너무 할 이야기가 많은 경우 드라마가 적합하다는 인식이 영화감독 사이에서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라며 “상당 수 감독들이 드라마에 관심이 있거나 또는 드라마 제작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허민녕기자 justi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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