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스타]마이킹“아버님,아싸!가오리어찌하오리까”

입력 2008-04-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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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가수 마이킹(본명 윤여민)의 프로필을 보면 드는 첫 번째 생각. ‘이 가수의 부모는 우스꽝스런 아들의 모습을 보며 어떤 마음이 들까.’ 마이킹은 원래 변호사를 꿈꾸던 예비 법조인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호주 시드니로 조기 유학, 시드니 공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에서 법학과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다. 이후 법률회사에 다니며 호주의 사법고시(Bar Exam) 시험을 준비하다, 미국으로 경영대학원(MBA) 유학을 떠날 계획까지 세워놓았다. 그런데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아들이 한국으로 휴가를 떠났다가 그만 ‘망가지고’(?) 말았다. 함께 공부한 동생은 호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는 가수라는 새로운 길을 택한 것이다. 마이킹의 이력을 알면 그의 모습이 더욱 이채롭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중세 유럽 귀족을 떠올리게 하는 두툼한 가발에 뺨에는 분홍색으로 볼 터치를 했다. 손가락에 사탕반지를 끼고 이따금씩 쪽쪽 빨아 먹는다. 가수로 활동하기 위해 지은 예명 역시 범상치 않다. 연예계에서 음반 등을 제작하기 위해 투자자로부터 미리 돈을 당겨 쓸 때 쓰는 속어 ‘마이낑’에서 따온 ‘마이킹’이다. 한술 더 떠 데뷔곡은 ‘아싸 가오리’. 지상파 방송 심의에서 ‘저속한 표현’으로 방송부적격 판정을 받을 뻔했다는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부모님과는 이미 관계가 단절됐다. 아버지는 아예 절 모르는 척 하시고, 어머니는 한숨만 푹푹 내쉰다. 어서 빨리 마이낑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마이킹은 변호사보다 ‘웃음전도사’가 더 행복하다. 나름의 철학도 분명하다. “요즘 인터뷰를 하려고 언론사를 가면 청소하시는 분이나 경비아저씨들도 보고 역시 지그시 웃는다. 힘든 일 하는 분들이 저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웃으면서 위안을 얻는다면 그걸로 행복하다.” 노래 아무리 잘하고 퍼포먼스가 좋아도, 코믹한 이미지는 자칫 저급하다는 비판을 받을 우려도 있다. 그러나 마이킹은 “웃음을 줄 수 있으면 그렇게 보여도 된다”고 했다. 마이킹은 자신의 웃음철학을 담은 ‘웃음의 미학’이라는 책을 한글과 영어로 곧 펴낼 예정이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기꺼이 망가지겠다는 마이킹. 피식 웃음이 나는 외모와 달리 속의 생각은 참 옹골지다. 김원겸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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