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TDI는 2005년 9월 국내 시장 론칭 이후 디젤 자동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최근 서울에서 경남 남해를 왕복하는 코스로 진행된 폭스바겐 TDI 시승회는 수만 가지 설명보다 쉽게 이유를 알 수 있는 자리였다. 골프를 비롯 제타, 파사트, 페이튼, 투아렉까지 총 출동한 15대의 TDI는 드라이빙의 재미와 성능에 대한 만족감을 선사했다.
○ 아시나요, TDI를
자동차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TDI라는 용어가 생소할 수 있다.
TDI는 폭스바겐이 1990년 대 초 독자적으로 개발한 디젤 엔진을 말한다. 직접 연료 분사기술을 사용한 TDI는 ‘환경과 디젤은 친해질 수 없다’는 그간의 명제를 뒤집었다. 폭스바겐이 가솔린 엔진보다 더욱 환경 친화적인 엔진을 탄생시킨 것. 이로 인해 경유 자동차의 시커먼 매연은 ‘히스토리’가 됐다.
○ 이래서 인기죠
TDI는 타사 디젤 엔진에 비해 높은 토크와 뛰어난 가속 능력을 발휘한다. 쉽게 말해 강한 파워를 느낄 수 있다. 오르막을 거침없이 올라가고, 시속 200km로 장거리를 달려도 편안하게 주행한다. 연비는 가히 경이적이다. 골프 TDI의 경우 55리터 한번 주유로 서울-부산 왕복에 다시 기흥까지 주행해서야 연료 경고등에 불이 들어온다. 계산하면 공인 연비 15.7km/l보다 좋은 17.2km/l의 연비가 나온다. 공인 연비를 갖고 동급 휘발유 모델의 평균 연비(11.37km/l)와 비교하면 1년 2만km 주행 시 1년을 타면 82만8192원, 5년을 타면 414만962원을 절약할 수 있다.
패밀리 세단인 파사트 TDI도 동급 휘발유 모델과 비교하면 1년에 74만1385원, 5년이면 370만6927원을 버는 셈이다. 폭스바겐코리아 박동훈 사장은 “TDI는 기름을 아끼면서 모는 게 아니라 운전의 재미를 맘껏 누리면서도 연비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고 말했다.
○ 실제 몰아보니
최고급 럭셔리 SUV인 ‘투아렉 V10 5.0 TDI 인디비쥬얼’에 올랐다.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밟으니 가속에 거침이 없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부드럽게 밟았을 뿐인데도 어느새 속도계는 시속 200km를 넘어선다.
페달을 주욱 눌러주니 최고시속 230km까지 가뿐하다. 이 차는 무게 155톤짜리 보잉 747 비행기를 활주로에서 가뿐하게 끌어당긴 동영상으로 유명하다.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안전속도에 걸려 시속 230km 이상 나오지 않지만 이 차의 힘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배기량 5000cc급 덩치의 차가 미끄러지듯 나간다는 사실은 놀랍다. 스포츠카의 다이내믹한 느낌과 세단의 부드러움을 동시에 주는 점도 인상적이다.
남해=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